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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수행자 전현수 박사
불교 입문서 '불교사용설명서' 출간
초기불교 바탕 불교정신치료 개발
"있는 그대로 보면 삶 긍정할 수 있어"
불교와 심리 치료를 융합한 정신과 의사 전현수 박사는 "모든 괴로움은 과거·미래에서 보는 것"이라며 "살 길은 현재에 있다"고 강조한다. 불광출판사 제공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재에 있습니다.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생각이 과거나 미래을 향해 있어요. 현재에 집중하라고 하는 건 당면한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입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수행자로 40년 넘게 불교를 연구해온 전현수(68) 박사가 최근 '불교 사용 설명서'를 펴냈다. 그는 심리 치료에 불교를 융합한 '불교정신치료'의 창시자다. 전 박사는 "부처 말씀에 가장 가까운 초기불경에는 삶에서 괴로움을 줄이고 평온을 찾는 방법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마음이 괴로운 현대인에게 죽비이자 최고의 치료제"라고 했다.

"정신의학도 불교처럼 고통 없애기 위한 도구"

2003년 미얀마 양곤에서 삭발을 하고 비구가 되어 생활했던 전현수 박사. 전현수 제공


정신과 전문의가 '불교'를 심리 치료의 모토로 삼은 이유가 뭘까. "불교는 고통을 없애는 완벽한 시스템이다." 우연히 만난 불교학자 고익진 동국대 교수가 전공의 2년 차인 그에게 건넨 말이 시초였다. "그 말에 꽂혀 불교 공부를 시작했죠. 정신의학도 결국 인간의 고통을 없애기 위한 도구니까요. 막연하게 하나의 문화로 봤던 불교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됐어요."

본격적으로 불교 지식과 수행을 접하며 심오한 정신세계에 눈을 떴지만 마음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비우는 경지에 대한 의문과 갈증은 깊어졌다. 두 차례 병원 문을 닫고 오직 수행에 몰두한 이유다. 단기 출가로 찾은 미얀마 양곤 등에서 남방 불교 수행법인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통해 모든 번뇌가 사라지는 '삼매'의 상태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후 20여 년간 불교의 가르침을 적용한 심리 치료의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어왔다. 스님과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등과 모임을 만들어 불교와 심리 치료를 공부했고, 한국 불교심리치료학회도 만들었다. 수년에 걸쳐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를 익혀 초기 경전 읽기를 병행하며 정신의학에 응용할 수 있는 개념을 체계화시켰다. "검증에 검증을 거친 뒤 불교가 치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일종의 임상 실험이죠. 가장 정확하고 검증된 치료법을 찾았는데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웃음)."

불교의 인과응보 "내가 살 길은 내가 만드는 것"

전현수 박사가 병원 진료실 옆 명상실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심리 치료에 불교를 어떻게 활용할까. 전 박사는 환자가 오면 먼저 몸과 마음의 속성을 탐구한다. 환자를 괴롭게 하는 불안, 화, 분노, 강박 등이 어디서 왔는지 스스로 인지하게 하는 것이 모든 치료의 첫 단계다. 이들의 마음의 길이 만들어진 원리를 분석한다. 이후 환자에게 맞는 명상법을 처방한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마음은 한 번에 한 곳으로 가게 돼 있어요. 불교의 원리에 따라 마음이 내가 이미 낸 길로 향하는 모습을 직시하고, 구체적이고 쉬운 명상법을 통해 멈출 수 있도록 훈련하죠."

책에는 병원을 찾지 않고도 불교 이론을 활용해 일상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담겨 있다. "모든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불교의 핵심 원리인 인과(因果)죠. 희망적인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살 길은 내가 만드는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세요."

전현수 박사의 '불교사용설명서'. 불광출판사 제공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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