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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서 尹 지지자-한동훈 지지자 대치
한동훈 "맞아주기 어려웠을 것…감사"
"탄핵 불가피" 유승민도 영남대 강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에서 '시대를 바꾸자. 개헌'을 주제로 열린 경북대학교 청년 토크쇼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비판을 경청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탄찬파'(탄핵 찬성파)에게 싸늘한 보수 표심을 의식한 텃밭 구애다. 또 다른 탄찬파 대권 잠룡인 유승민 전 의원도 대구 민심에 공을 들였다. 두 사람 공히 강성 보수층에 낙인찍힌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지우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경북대에서 '개헌' 주제로 강연



강연을 앞두고 1시간 전부터 대구 경북대 캠퍼스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과,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행동하는 우파 구국 대구투쟁본부'라는 단체 관계자 100여 명은 "한동훈 밟아" "대통령을 배신한 한동훈 물러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경북대 학생 3명은 한 전 대표가 대구에서 청년들을 상대로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은 "이기적인 행보"라며 시국선언까지 발표했다. 이에 맞서 한 전 대표 지지자 60여 명은 "대구는 준비됐다. 한동훈과 끝까지 함께한다" 등 피켓을 들고 목청을 높였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신경전이 격해지자 결국 경찰이 나서 양측을 갈라놓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대구 경북대 캠퍼스에서 열린 '시대를 바꾸자. 개헌'을 주제로 열린 청년 토크쇼에서 "과학에 관한 규정, AI(인공지능), 청년을 어떻게 지원할 건지도 헌법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에 싸늘한 보수 표심 중에서도 청년층을 겨냥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강연 말미에 "대구에서 저를 이렇게 맞아주는 게 어렵다는 걸 안다. 경북대에 감사하다"며 "여러 정치적 결단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정치가 참 어렵다"고 털어놨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선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잘 감당하고 경청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탄찬파' 유승민도 같은 날 TK행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를 찾아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스1


또 다른 탄찬파 잠룡인 유 전 의원도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이 나의 고향이고 정치적 본거지였음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대구 출신인 유 전 의원은 대구 지역구에서 4선 의원을 지냈지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기점으로 TK 민심과 다소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탄핵심판과 관련해 "비상계엄이나 포고령 등은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 탄핵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은 변한 게 없다"고 했다. 이후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를 주제로 강연했다.

탄찬파 대권 잠룡들이 앞다퉈 TK를 찾은 이유는 조기 대선 시 당내 경선에서 이 지역 표심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TK 당원 비중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20.6%로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높아 비윤계 잠룡들에겐 벅찬 곳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TK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비율이 60%로 탄핵 찬성(33%)을 압도했다. 전국적으로 탄핵 찬성(58%)이 반대(37%)보다 훨씬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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