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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개 변호사들에 도움 안 받아
구속 당일도 조력 없어 원망, 신뢰 잃어"
자수서 3개, 각각 다른 주제로 사실 소명
내란죄 재판서도 "기존 입장 변화 없을 것"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최근 여권에서 얘기하는 "진술 오염" 주장에 대해 "특정 정당에 유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회유 주체로 지목된 더불어민주당 소개 변호사는 자신이 강제구인될 때 전화도 받지 않아 되레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후 검찰 조사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는 있는 그대로 말했으며, 이달 말 본격화하는 형사재판에서도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망... 부하 보호하려 자백"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1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곽 전 사령관 측은 최근 정리한 '변호인 선임 관련 입장'에서 곽 전 사령관이 앞서 6명의 변호사와 접촉했던 과정을 밝히며 "진술 오염"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여권은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측에서 소개한 변호사들과 만났고 △이들의 회유로 오염된 자수서를 세 차례 작성했으며 △최근 언론 보도로 공개된 곽 전 사령관과 지인의 통화에서도 민주당 측 회유·협박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 윤 대통령의 국헌문란 목적을 입증할 곽 전 사령관의 '국회의원 연행 지시' 진술이 오염됐다면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곽 전 사령관은 그러나 민주당이 소개한 변호사 2명은 선임계도 내지 않았고 도움을 주지도 않아 회유당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이 지난해 12월 10일 소개한 A변호사는 당일 국회 국방위원회에만 배석한 뒤 다시 만나지 않았다. 부승찬 의원이 소개한 B변호사는 12월 15일 오전까진 변론을 약속했지만, 당일 오후 의사를 철회했다. 다음 날 군검찰이 구인영장 집행을 위해 자택에 찾아왔을 때, 곽 전 사령관은 B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고 결국 정식 변호사 선임 없이 구속됐다.

곽 전 사령관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구속을 당하자 B변호사와 부 의원에 대한 원망이 컸다"며 "민주당 전체를 믿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나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없었다는 게 곽 전 사령관 입장이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연행 지시 등을 '자백'한 이유에 대해선 "사실대로 말해야 부하들이라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옥중 입장문'에서도 같은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형사재판서도 진술 유지 방침



곽 전 사령관 측은 지난해 12월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 3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국회의원 연행 지시 관련 내용은 1차 자수서에만 포함됐다. 2·3차 자수서는 지난해 '안가 회동' 등 계엄 핵심 관계자 모임, 계엄 종료 후 김 전 장관과의 통화 등 전후 상황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 측 주장처럼 변호인 압력 때문에 거짓 진술을 반복한 게 아니라 추가 소명을 위해 매번 다른 주제로 자수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향후 재판에서도 그간 검찰 조사와 탄핵심판에서 했던 진술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피의자신문조서 등 증거에도 대부분 동의할 계획이다. 그는 법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국민께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 전 사령관의 첫 공판기일은 이달 26일 열린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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