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오른쪽)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박민규 선임기자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이 두세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을 반려했다가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하다”고 권고하자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청구한 것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후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고검 영장심의가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결론 낸 지 12일 만이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전날 오후 김 차장에 대해 네 번째, 이 본부장에 대해선 세 번째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검찰은 특수단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증거가 대부분 수집됐고,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모두 청구하지 않았다.
검찰이 네 번째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영장심의위의 권고를 따른 결과로 보인다. 경찰은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영장 청구를 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영장 청구에 관한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서부지검을 관할하는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에 영장 심의 신청을 했다. 영장심의위는 지난 6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심의한 끝에 위원 ‘6 대 3’ 의견으로 영장 청구 적정 의견을 냈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의 결론은 ‘권고적 효력’만 있고 구속력은 없다. 검찰은 김 차장의 경우 세 번이나 구속영장 신청에 문제가 있다며 불청구했음에도, 영장심의위의 결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영장을 청구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서울서부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체포된 피의자와 달리 신병확보가 되지 않은 피의자인 만큼 영장심사는 이르면 이틀 뒤인 20일쯤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찰의 지난 영장 신청 때와 달리 윤 대통령이 석방돼 관저로 돌아간 점이 변수가 될지도 주목된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현직 대통령 경호 필요성을 내세우며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일과 이들의 영장 심사가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