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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치킨∙맘스터치 일부 매장,
배달, 최대 3000원 더 받아
"배달 수수료 높아 고육지책"
치킨값 인상 역풍 두려운 본사,
"이중가격 없다" 선 긋지만
점주 반발에 가격 통제력 잃어
서울 시내에 위치한 맘스터치 매장 모습. 뉴시스


매장 가격보다 배달 음식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확산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중가격제는 주로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리아, 맥도날드 같은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택했다. 배달로 얻는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소비자 반감을 살 수 있다"며 이중가격제에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내수 경기 침체, 배달 애플리
케이션(앱) 수수료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자 치킨 가맹점주들이 배달 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 일부 가맹점은 이중가격제를 실시 중이다.
서울 A매장은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 치킨'을 매장에서 1만9,900원(정가)에 판다
. 그런데
'배달의민족(배민)' 앱에서는 2만1,900원에 팔고
있다. 일대 13개 매장 중 네 곳(30.8%)만 배민 앱에서 정가에 고추 바사삭 치킨을 판매한다.
나머지 9곳은 배달비로 1,000~3,000원을 더 받고
있었다.

굽네치킨 측은 "(본사에서) 이중가격제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가맹거래법상
본사가 가격을 결정할 수 없어 개별 점주가 요청하면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이다.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에서도 전국 1,450개 가맹점 중 48곳(3.3%)이 본사 방침과 관계없이 2월
부터 배달 가격을 평균 15% 올렸다
. 자사 앱과 배달 앱의 메뉴 가격이 다른 경우도 많았다.
네네치킨 앱으로 주문 시 프라이드치킨 가격은 1만9,000원
. 하지만
본보가 무작위로 고른 서울 매장
8곳이 배민에 올린 가격은 이보다 1,000~3,000원 비쌌다
.

온라인플랫폼법제정촉구공동행동 소속 자영업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열린 배달의민족 울트라콜 폐지 불공정 행위 신고 및 상생협의 촉구 농성 총력전 선포 기자회견에서 배달앱 수수료 인하와 상생협의를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뉴스1


국내 외식시장에서 이중가격제가 본격 확산된 건 2024년이다
.
롯데리아∙맥도날드∙KFC∙
파파이스 등 주요 햄버거 업체
들이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 앱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하나둘씩 이중가격제를 택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도 배달 주문 시에는 가격을 500원씩 높여 받았다. 다만 이는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햄버거∙커피 등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배달 매출이 큰 치킨 업체들은 배달 가격 인상에 소극적
이었다. 교촌치킨이 2023년 치킨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가 소비자 불매라는 역풍을 맞은 게 반면교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사이에서도 이중가격이 조금씩 늘고 있다.

이는
배달 앱 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
된다. 수수료 폭리 비판이 커지자 배민은 2월 말부터 기존 9.8%인 중개 수수료를 매출 규모에 따라 2.0~7.8%로 낮추는 상생안을 시행(쿠팡이츠는 4월 예정)하고 있다. 다만 배달비가 최대 500원 오르면서 배달 앱에서 매출 상위 35%에 속하는 점주들은 주문 금액이 2만5,000원 이하면 개편 이전보다 손해를 보게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B씨는 "한 마리 팔면 수수료, 광고비 등으로 40% 넘게 빠져나가니 남는 게 없다"며 "살려면 배달 가격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그럼에도
BBQ·BHC·교촌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중가격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
이다. 본보가 무작위로 이들 프랜차이즈별 가맹점 10곳씩 배달 앱 판매 가격을 살펴보니 매장 가격 혹은 본사가 정한 권장 가격과 같았다. 하지만
본사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가맹점주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2월 말 교촌치킨 가맹점주 100여 명은 경기 성남시 교촌에프앤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물류 대금 및 배달 앱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들은 수수료 부담이 없는 자사 앱 활성화를 꾀하지만 배달 앱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며 "본사 가격 통제력을 벗어나려는 점주들의 원심력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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