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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로 이르면 20~21일이 거론되는 가운데 선고문은 두괄식일까, 미괄식일까에 관심이 쏠린다. 당일 선고 방식을 통해 결론을 미리 엿볼 수 있어서다.

재판장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먼저 “이 사건 탄핵소추안의 가결 절차의 흠결부터 살펴보겠다”며 선고 이유부터 읽고 마지막에 주문을 읽으면 재판관 만장일치 결론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이 사건 심판청구를~”라며 주문(主文)부터 읽을 경우 반대 또는 별개 의견이 있다는 뜻이다.

헌법재판소가 2023년 발간한 「헌법재판실무제요」에는 “헌법재판소의 선고 방식은 일반적으로 전원일치 의견인 경우에는 먼저 이유의 요지를 설명한 후 나중에 주문을 읽고, 전원일치 의견이 아닌 경우에는 법정의견과 다른 의견이 있음을 알리면서 먼저 주문을 읽은 후, 나중에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쓰여 있다.

만일 윤 대통령 사건에서 주문을 먼저 읽지 않고 이유를 먼저 설명한다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일 수 있다는 뜻이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기각 결정 때는 모두 이유 요지부터 읽고 마지막에 주문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 때는 선고 종료 50초를 앞두고 주문을 선고했다. 이 때문에 주문 낭독 전까지 약 20분간 탄핵 사유별로 “인정하기 부족하다”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있었다” 등 판단이 나올 때마다 양측 변호인단의 분위기가 엇갈렸다. 다만 2004년 노 전 대통령 땐 헌법재판소법상 소수의견 공개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어서 당시 헌재는 “소수의견이 있더라도 비공개한다”고 밝혔었다.

지난 13일 탄핵심판 4건 선고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사건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 사건은 모두 재판관 8인 전원일치로 기각됐으나 선고 순서가 달랐다. 최 감사원장 사건은 재판관 3인의 별개의견이 있었는데, 주문부터 낭독했다. 반면에 검사 탄핵 사건은 별다른 소수의견이 없었고, 이유 요지를 먼저 읽었다.

다만 낭독 순서는 강행 규정이 아닌 만큼 대통령 탄핵과 같은 중요 재판에선 재판부 판단에 따라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별개 의견이 있더라도 요지를 먼저 낭독할 가능성이 높다. 결정 이유부터 설득력 있게 설명해 줘야 주문의 힘도 생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11차 변론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문 낭독 순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파면 또는 기각(직무복귀) 선고의 효력이 주문을 읽는 즉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문 권한대행이 이창수 지검장 탄핵 선고에 앞서 “지금 시각은…”이라며 시계를 한번 바라본 뒤 주문을 선고한 게 이 때문이다. 결정문에도 주문 낭독 시각이 분 단위까지 기록된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생중계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천재현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17일 “선고기일 공지 후에 생중계 여부가 결정돼 공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심판규칙 19조의3은 “재판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변론 또는 선고를 방송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헌재가 TV를 통해 선고를 생중계한 첫 사례는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다. 이후 수도이전특별법 헌법소원,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주요 사건 선고를 생중계했다.

선고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예상된다. 앞서 노 전 대통령 때는 약 25분이, 박 전 대통령 때는 21분 39초가 걸렸다. 결정문은 노 전 대통령 61페이지, 박 전 대통령 89페이지 분량이었다. 헌재심판규칙에 따르면 선고 시에는 재판장(문형배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며, 필요한 때에는 다른 재판관으로 하여금 요지를 설명하게 할 수 있다.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2017년 3월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이 선고기일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변론부터 선고까지 단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던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변론기일에 8차례 출석해 직접 발언했다. 만일 선고일에도 윤 대통령이 출석한다면 결과가 파면이든 기각이든 심판정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신분이 달라진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대통령 출석 여부는) 선고일이 지정 안돼서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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