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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에서 가져온 소품들로 집무실 빼곡히
역대 대통령 초상화들도 상당수 새로 걸어
경내 정원엔 베르사유궁 스타일 연회장을
"대통령답지 않은 왕실 느낌 장식"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트럼프 스타일'로 꾸미는 데 공들이고 있다. 집무실 선반이나 벽난로 위 공간은 화려한 황금 장식과 금박 소품으로 채워졌고, 벽에는 대형 초상화가 빽빽하게 걸렸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8주 만에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벽에 걸린 그림 수가 3배 이상 늘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무실에 초상화 6점을 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점이다. 책상 왼쪽에는 로널드 레이건의 대형 유화 초상화가, 벽난로 위에는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가 새로 걸렸다. 집무실 벽에는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앤드루 잭슨,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고른 역대 대통령의 새 초상화가 빈틈없이 걸렸다.

CNN은 "(오벌 오피스 벽면이) 너무 빽빽해져 그림끼리 공간을 두고 경쟁할 정도"라면서 "오벌 오피스가 갤러리 쇼룸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변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벌오피스 곳곳은 황금색 소품이 들어찼다. 문에는 로코코풍의 화려한 금박 거울이 걸렸고, 사이드 테이블에는 황금 독수리 소품이 둥지를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져온 황금색 인물상과 천사상도 백악관을 차지했다. 복도에 있는 TV 리모컨마저도 금박이 씌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에 샹들리에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집무실 책상에 놓인 금색 컵 받침. 받침에 트럼프(TRUMP)라고 새겨져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사무실을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일종의 전시 공간, 쇼룸처럼 꾸미기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 년간 사무실로 사용해온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26층의 스위트룸도 창틀과 테이블이 사진과 트로피, 그림, 각종 소품으로 가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마러라고 저택과 유사하게 만들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각종 주요 발표와 기자회견에 사용했던 로즈가든도 마러라고 스타일로 바뀔 예정이다. CNN에 따르면 조만간 로즈가든을 파티오(Patio) 스타일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된다.

백악관 경내 남쪽의 잔디정원 사우스론(South Lown)에는 국빈 만찬을 열 수 있는 연회장을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연회장처럼 이곳을 프랑스 베르사유궁의 '거울의 방' 스타일로 짓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앞으로 더 많은 물건들이 백악관에 들어올지 모른다"며 "트럼프는 대부분의 주말을 마러라고에서 보내고, 백악관으로 돌아올 때면 새로운 전시품을 가져다 놓는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정권 모두에서 근무한 전직 백악관 관리는 "트럼프 집무실 장식은 대통령답지 않고 왕실의 느낌을 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첫 취임 직후에도 집무실을 새로 꾸며 전임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흔적을 지웠다. 감색 커튼을 황금색으로 바꾸고, 레이건 정부 때 깔았던 카펫을 새것으로 교체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미 영국대사관으로 옮겼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집무실로 다시 가져오기도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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