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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헌법재판소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공범(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군 수뇌부에 대한 첫 재판이 17일 열렸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헌법상 보장돼 있는 대통령 권한인 비상계엄을 위해 논의했을 뿐 모의나 공모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내란·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과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으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정보사 대령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장관은 “거대 야당의 패악질로 국정이 마비되고 경제위기가 왔다”고 하면서도 “(검찰은 제가) 야당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으로 인식했다는데, 전 이런 진술을 한 적 없고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불법적인 내란 모의는 없었다”며 “헌법상 보장돼 있는 대통령 권한인 비상계엄을 위해 논의한 것을 어떻게 감히 모의라고 표현하느냐”고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김 전 장관의 기소 또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는 “공소장을 여러 번 읽어도 (내란) 실행 착수 시점을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착수하고 종료돼서 기소됐다는 것인지 알아야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검찰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헌법상 요건을 검찰이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날 김 전 장관 측은 검찰이 재판부에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말하는 ‘모두진술’ 방식과 표현도 문제 삼았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의 비상계엄 사전모의와 준비 상황 등을 언급하자 이 변호사는 ‘검사는 공소장에 의해 공소사실·죄명 및 적용법조를 낭독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285조 조항을 거론하며 “낭독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며 “프린트물로 간결하게 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 진술은 검사의 권한”이라고 말했고, 재판부 역시 “모두진술에 이의가 있으면 절차를 진행하고 (피고인 측은) 있다가 말하도록 하겠다”고 중재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낭독하는 것이 아님에도 (호칭을) 윤석열, 김용현 이런 식으로 하는데, 장관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통령은 국가 원수인데 호칭을 좀 (바꿔 달라)”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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