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해 경호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여당 내에서도 분출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하면 그 직후 대통령께서 승복의 메시지를 내주시는 게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도리 같은 것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사회의 분열, 국민 간 갈등에 대해 대통령께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며 “저는 사실은 (윤 대통령의) 최후 변론이나 석방됐을 때 대통령께서 승복 약속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며 헌재 심판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잘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런데 더 중요한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의 승복”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에 “공식적으로 그렇다”며 “그래서 제가 조금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 중요한 것은 사실 대통령의 승복 메시지”라며 “대통령께서 의연하게 ‘헌재 결정에 당연히 승복하고 국민들이 이로 인해 분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정말 마지막,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메시지가 꼭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헌재 선고 이전에 승복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내지는 않을 거라고 냉정하게 좀 안타깝게 분석이 된다”며 “그래도 저는 마지막까지 희망과 기대를 갖고 부탁드린다. 대통령께서 승복 메시지와 국민 화합, 탄핵 결론에 따른 국민적 분열에 대한 우려가 다 있지 않나. 국민적 통합을 마지막으로 책임지는 발언을 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결단할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논의는 “없었다”며 “용산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에게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 선고를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선고가 나올 때까지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아직 선고 기일도 지정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일 석방된 윤 대통령은 열흘 동안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여론전으로 헌재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유새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