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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1100억달러를 넘겼던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최근 900억달러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자 보관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학개미들은 홍콩 등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938억달러(약 136조33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029억달러·약 149조원)과 비교하면 9.7% 감소한 것이다.

미국 주식 보관액은 그동안 미국 증시가 오르며 증가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1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3월 748억달러(약 108조5300억원)였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해 12월 1121억달러(162조9400억원)까지 늘어났었다. 이후로도 줄곧 10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다 3월달 들어 급증세가 꺾인 것이다.

개별 미국 주식에서도 이같은 모습이 보인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말 주식 보관액이 245억달러였지만 지난 13일 155억달러로 37% 감소했다.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121억달러에서 105억달러로 13% 줄어들었다. 애플도 역시 10억달러 감소한 39억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팔란티어 역시 3억~4억달러 안팎 주식 보관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불안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등 주요 지수들은 전고점 대비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이에 조정장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경제 지표가 발표된 1월까지는 예상을 웃돈 경기 흐름에 경기 과열을 걱정했지만 금년 지표가 발표되기 시작한 2월부터 경기 시각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침체 주범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반이민, 고관세 등의 정책 영향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과 일본 주식 보관액은 늘었다. 홍콩 주식 보관액은 23억8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로 전월 말 대비 8.70% 증가했다. 일본도 44억달러(약 6조4000억원)로 같은 기간 0.38% 늘었다.

국내 투자자가 이달 들어 순매수한 해외 주식 상위 50위권에는 샤오미(4025만달러)와 베이진(3741만달러), BYD(2851만달러), 알리바바(1737만달러), SMIC(1347만달러)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종목 5개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는 연초 대비 23%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며 “현재 중화권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는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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