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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밋에 기술수출한 中아케소바이오
양회서 소개…“딥시크 쇼크, 이번엔 바이오에서”

중국 광둥성 중산시에 위치한 아케소바이오의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공장./아케소바이오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바이오 분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바이오기업이 전 세계 매출 1위인 미국 의약품보다 우수한 성적을 내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해 전 세계를 뒤흔든 ‘딥시크 쇼크’의 다음 차례는 바이오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아케소바이오(Akesobio)가 개발한 폐암 신약 후보물질인 이보네스시맙(ivonescimab)이 이달 초 열린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소개돼, 중국 업계 분위기가 고무됐다고 16일 전했다. SCMP는 아케소의 항암 신약 개발이 ‘제2의 딥시크 쇼크’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보네시맙은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항체 항암제로, 미국 서밋테라퓨틱스가 지난 2022년 아케소에서 도입했다. 당시 서밋은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에서 이보네시맙을 개발하고 상업화하는 권리를 계약금 5억달러(한화 6700억원)를 포함해 최대 50억달러(6조7000억원) 규모에 사들였다. 아케소는 2012년 중국 광동성 증산시에서 설립된 이후, 지방 정부로부터 임대료와 보조금, 장비 등을 지원받아 성장했다.

앞서 서밋이 지난해 9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한 이보네시맙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이보네시맙은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에 비해 종양 진행 위험을 49%나 더 감소시켰다. 키트루다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암이 재발되기까지 5.8개월이 걸린 반면, 이보네시맙을 사용한 환자는 평균 11.1개월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보다 2배 가까이 뛰어넘은 것이다. 이번 임상 3상은 아케소가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非小細胞肺癌) 환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4년 출시돼 지난 2023년과 2024년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에 오른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모든 고형암 대상 사용을 승인받았다.

암세포가 우리 몸에 퍼지는 이유는 ‘PD-1′이라는 단백질 때문이다. 암세포는 PD-1을 이용해 자신을 정상세포로 위장해 면역세포(T세포)의 공격을 피한다. 키트루다는 이 PD-1을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지 않고, 이들을 공격할 면역세포 능력을 높이는 방식이어서 면역항암제라고 한다.

이보네시맙은 두 개의 서로 다른 분자에 달라붙을 수 있는 이중항체로,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 동시에 면역세포를 강화하도록 설계됐다. 이보네시맙은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PD-1 단백질과, 암세포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성장시키는 혈관내피 생성인자(VEGF)를 동시에 공략한다.

중국 벤처캐피털펀드인 프리즈 펀드(Frees Fund)는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케소의 신약 효능이 향후 더 많은 임상시험에서 검증된다면, 중국이 미국보다 5년 뒤처졌던 PD-1 분야에서 오히려 3년 앞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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