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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삼성의 청년교육 '사피'서 李·李 공식 회동
헌재 尹심판 일정 관계없이 예정대로 일정 소화
청년 일자리·기업 지원·트럼프 대응 등 논의할 듯
[서울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처음으로 공식 회동한다. 화두는 ‘청년 일자리’지만 중도층 확장에 공을 들이는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이나 국내생산촉진세제와 관련한 친기업 메시지를 낼 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판결을 앞두고 이 대표와 이 회장이 예정대로 만남을 갖기로 하면서 정계는 물론 재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16일 국회와 경제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일 삼성전자(005930)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사피)’ 서울캠퍼스를 찾아 이 회장을 비롯한 사피 운영자들과 만난다. 이 대표와 이 회장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비공개 회동을 원하지만 원내 제1당의 수장이자 차기 대선 후보로 가장 유력한 이 대표와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 회장간 만남은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표는 20대 대선의 민주당 후보 시절이던 2021년 말 삼성경제연구소(SERI)를 방문했을때 “기본소득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제안한 적이 있다”고 밝혀 두 사람간 비공식적 만남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등 변수는 있지만 한국 정재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간 회동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피는 삼성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든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CSR)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에게 무상으로 SW 교육을 제공하는데, 2019~2024년 수료생 중 7000여명이 국내외 1700여곳에 취업했다. 민주당이 국내 주요 기업에 방문을 요청한 가운데 삼성에서 SSAFY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 회장과 면담하며 경제위기 속 고충이 큰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12·3 계엄 이후 내수 침체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경제 위기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청년 고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7%포인트 하락한 44.3%에 그쳐 2021년 1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고 ‘쉬었음’ 인구는 50만4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 50만명을 넘어섰다. 차기 집권을 노리는 이 대표 입장에선 청년 일자리와 첨단기술산업 육성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어젠다인만큼 이 회장의 적극적인 호응과 지원이 중요한 상황이다.

또 국내 최대 그룹의 기업인을 만나면서 이 대표에게 덧씌워진 반(反)기업 정서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 대표는 앞서 5일 한국경제인협회 류진 회장과도 만나 경제계와 스킨십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청년 일자리로 시작한 양측의 대화는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한 산업계 현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제 예외’를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이를 담은 반도체특별법은 야당의 반대로 발이 묶여 있다. 다만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며 기업 부담이 일부 해소돼 이 회장이 이를 먼저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국내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이와 연계한 정부 지원과 기업 투자, 일자리 창출을 다룰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등 잇따른 압박에 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첨단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모두 기업이 성장할 때 가능하다” 면서 “정치권이나 정부의 바람도 다르지 않은 만큼 경제계에 힘을 더해주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경제와 민생이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 대표와 이 회장간 만남만으로도 국내외에서 긍정적 평가와 기대가 나올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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