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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


노인성 난청이란?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청력 감퇴를 의미합니다. 청력 감퇴는 일반적으로 30대에 시작해 점진적으로 진행하며, 발생 시기와 진행 정도는 유전적 요인 및 주변 환경에 의해 좌우됩니다.

고령 인구의 증가와 다양한 환경 소음, 개인용 음향 기기의 사용 확대, 약물 복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함에 따라 최근 노인성 난청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노인성 난청의 증상



초기에는 높은 음역대의 청력이 먼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피아노에 비유하자면, 오른쪽에 있는 높은 음 건반 소리를 먼저 못 듣게 된다고 보면 됩니다. 이후 소리의 방향 감지 능력이 점진적으로 저하됩니다.

일부 환자는 자신의 청력 감퇴를 인지하지 못하고 타인의 발음이 부정확하다고 탓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난청이 진행되면 전화 통화나 낯선 사람, 가족 및 친구와의 대화를 불편해 하고, TV나 라디오 청취에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다수가 모이는 자리를 기피하거나 사회적 고립감 및 소외감을 경험하게 되며, 가족 간 대화가 감소해 궁극적으로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되기도 합니다.

특히 정상인에 비해 경도 난청은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중간 정도 난청은 3배, 고도 난청은 약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우울증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심지어 낙상의 위험도 높아지는 등 노년층의 삶의 질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노인성 난청의 치료법



노인성 난청은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질환입니다. 시력 저하 시 안경 착용이 필수적인 것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난청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면 보청기 착용이 필수적입니다. 보청기 사용은 치매나 우울증과 같은 부가 증상도 예방하며, 주변 인물과의 대화 어려움이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사례가 있는데,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경우 반드시 보청기를 착용해 청력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키고,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도 원하는 소리를 보다 명확하게 들을 수 있게 하는 보조기구입니다. 단, 보청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잔여 청력이 전제돼야 합니다. 잔여 청력이 현저히 부족하면 난청이 심각하게 진행된 것이므로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전달하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필요합니다.

70데시벨 이상의 난청이면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합니다. 자료사진


인공와우 이식은 외부 소리를 인공와우 기계로 전달하며, 이 소리는 전기 신호로 변환돼 청각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됩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양쪽 귀에서 70데시벨(㏈)이상의 난청이 발생하면 보청기 사용만으로는 대화가 어려워 인공와우 수술이 권고됩니다.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양쪽 귀 모두 70㏈ 이상의 고도 난청이 있으면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입원 및 수술 비용의 상당 부분이 지원됩니다.

수술 시간은 대개 한 시간 전후로 길지 않고 비교적 안전합니다. 수술 후 언어 재활 치료를 성실히 이행하면 대화나 전화 통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노인성 난청의 예방법



노인성 난청 예방을 위해서는 큰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영상이나 음악을 3시간 정도 시청하면 일시적으로 청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에 1시간 사용 후 최소 10분 이상 청각 휴식 시간을 가지거나, 하루 총 2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주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이어폰 음량을 무리하게 높이는 대신, 음 소거 상태에서 화면만 확인하는 습관을 권장합니다.

또 일부 항생제 등 청력 저하를 유발하는 약물이 있는데, 이러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는 약물 사용 전부터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 및 청력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담배는 미세혈관 장애를 유발해 난청 위험을 증가시키며, 스트레스, 당뇨병, 신장 질환, 고콜레스테롤증, 고혈압 등도 혈관을 수축시켜 청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으므로 이들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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