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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군축협상 등 스몰딜 우려 자극
우크라戰 매듭 후 본격 협상 전망
백악관은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로 지칭하며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선상에 놓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다(I would)”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며 “확실히 그(김정은)는 뉴클리어 파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 보유를 언급한 뒤 “그 수를 줄일 수 있다면 멋진 성과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핵)무기를 가졌고, 그 위력도 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핵무기를 많이(a lot) 갖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며 “인도나 파키스탄도 있고 그걸(핵무기) 가진 다른 나라들도 있다”고 했다. 인도 파키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은 아니지만,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식되는 국가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이같이 발언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북한 핵능력의 일부만을 축소하는 핵군축 협상 등 ‘스몰딜(small deal·소규모 합의)’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1월20일 취임식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론과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국제사회는 외교·군사적 파장을 감안해 북한을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역대 미국 정부 역시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미국 조야에선 외교 전문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란 개념을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직후 백악관은 취재진의 ‘북한 핵무기에 대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거듭 강조했다. 이를 통한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 의지를 재차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한반도로 눈을 돌려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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