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60조원 육박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22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자이익 증가세는 꺾였지만 대손비용이 대폭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2조4000억원으로 전년(21조2000억원)보다 5.5%(1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은행이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는 대손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들 수입의 원천인 이자이익은 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고,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비용 1조4000억원 등으로 영업외손실은 불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대손비용(6조9000억원)이 전년(10조원)보다 3조1000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늘어나게 됐다.
금감원은 “23년 대손충당금 산정방식 개선 등으로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기저효과 등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금감원은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신용·담보 부도시손실률이 불어날 위험에 대비해 은행들이 추가적으로 충당금을 쌓아놓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손비용도 일시적으로 불어났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59조3000억원으로 전년(59조2000억원)보다 1000억원(0.2%) 늘어나면서 6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자산이 4.4% 증가하면서다. 다만 이자이익의 증가율은 전년(5.8%)보다 5.6%포인트 급락하는 등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21.6%)과 비교하면 21.4%포인트나 줄었다.
은행이 번 이자수입에서 은행이 주는 이자비용을 뺀 순이자마진(NIM)도 2022년 4분기를 고점으로 꺾이는 추세다. 지난해 연간 NIM은 1.57%로 전년(1.65%)보다 0.08%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대출규제로 신규 대출도 일부 제한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6조원으로 전년(5조8000억원)보다 2000억원(+2.9%) 늘어났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식·채권 등 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관련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금감원은 “올해의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이 위기 확대 시에도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