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위해 사재 30억 출연
이재웅 쏘카 창업주/한국경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창업주)가 사재 30억원을 투입해 쏘카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이를 두고 2대 주주인 롯데렌탈과의 지분 격차를 벌려 경영권 분쟁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주가 부양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소유한 벤처캐피탈 업체 에스오큐알아이는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쏘카의 보통주 17만1429주(지분율 0.52%)를 주당 1만75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고했다.
현재 에스오큐알아이는 쏘카 지분 19.20%를 확보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지분율은 19.72%까지 확대된다. 이 전 대표 개인이 가진 쏘카 지분 9.99%와 박재욱 현 대표(2.98%), 특수 관계인과 우호 세력 보유량 등을 합치면 이 전 대표 측의 전체 지분율은 45%대에 달한다.
에스오큐알아이는 공개 매수의 목적으로 "대상 회사의 지분을 19.72%까지 확대해 현 경영진이 더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쏘카의 사업경쟁력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에스오큐알아이는 현재 쏘카의 지분 19.20%를 갖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보다는 주가 부양의 의미가 크다"며 "이미 이재웅 전 대표 측의 우호 지분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인 만큼, 이번 공개매수는 경영권 분쟁보다는 기존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 회복과 보상의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1995년 포털 '다음'을 설립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함께 '플랫폼(디지털 기반 서비스) 사업가 1세대'로 인지도가 높다. 그는 2018년 쏘카의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20년 차량 운송 서비스 '타다'의 합법화가 좌절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을 그만뒀다.
쏘카는 국내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로 작년 매출 4318억원, 영업손실 9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쏘카가 작년 4분기에 중고차 매각 사업을 재개했고 차량 공유 본업의 수익성이 나아지면서 실적이 대폭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표의 공개매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쏘카 주가는 장중 20%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