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 전지희(오른쪽)와 남편인 중국 탁구 선수 출신 쉬 커. 웨이보 캡처
귀화해 10년간 한국 탁구 국가대표로 활약한 전지희의 남편인 중국 전 탁구 선수 쉬 커가 성폭행 혐의로 10년간 국제대회 출전 정지를 당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탁구연맹(ITTF)은 코치이자 전 선수인 쉬에 대해 반성희롱 정책 및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한 혐의를 유죄로 판결하고 10년간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현역 시절 세계 랭킹 129위까지 올랐던 쉬는 국제탁구연맹의 판결에 대해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나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난하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국제탁구연맹 조사에 따르면 쉬는 2021년 1월 1일 새벽 훈련 캠프에 참여한 4명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불러 새해 축하를 파티를 열었다. 4명 중에는 한국과 홍콩 탁구팀에 속한 선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다른 선수들이 그 방에서 나가려고 했을 때 자신도 나가고 싶었지만 쉬가 계속 설득해 더 머물렀다. 이후 피해 여성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쉬는 위챗(중국 메신저)을 사용해 그의 방이 어딘지 물으며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쉬에게 방 번호를 알려줬으나 피곤해서 잠을 잘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냈다.
한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 전지희,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당시 모습. 뉴시스
국제탁구연맹 측은 이후 쉬가 여성의 방문을 두드리고 강제로 들어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위챗 메시지에 따르면 이 사건은 새벽 3시30분 이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탁구연맹의 쉬에 대한 출전 금지령은 지난해 12월 17일에 발효됐지만 올해 3월 6일에야 공식 발표됐다.
쉬는 지난 3월 9일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의 탁구 선수가 나에게 코치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 선수가 자신의 방에서 대화를 계속하자고 해 대화한 것이고 이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사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며 “국제탁구연맹이 주장한 사건에 대한 물리적인 증거나 경찰 기록도 없고, 피해자라는 선수의 일방적인 진술일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제탁구연맹은 “심리 위원회가 여러 심리 절차에 쉬를 참여시키려고 했으나 그가 모든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심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한 어떠한 것도 공식적으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쉬와 전지희는 최근 결혼했다.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해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전지희는 지난달 공식 은퇴한 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전지희는 현재 쉬와 첫 아이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SNS 계정을 닫아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