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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0% 넘게 주가가 뛰었던 코스닥 상장사 SOOP(옛 아프리카TV)이 하루아침에 비선호 주식으로 전락했다. 금융감독원에 이어 국세청이 SOOP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업 외적인 리스크를 우려하는 증권가 관계자가 많아진 영향이다.

SOOP은 그동안 불법, 탈세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받아 왔다. 불법 도박, 마약 판매업자들이 스트리머(개인 방송 진행자·BJ) 별풍선 후원을 통해 자금 세탁을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이 때문에 사명을 아프리카TV에서 SOOP으로 변경했지만, 이미지 개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숲(SOOP) 지스타 부스. /SOOP 제공

12일 SOOP 주식은 코스닥시장에서 종가 8만52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1.07% 오른 수치다. 한 증권사가 긍정적인 보고서를 낸 영향이 컸다.

SOOP의 지난 2월 이후 주가 차트를 보면, 평지에 산이 우뚝 솟은 것처럼 보인다. 단기간 내 급등했다가 제자리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SOOP의 주가는 지난 1월 31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5거래일 동안 자사 플랫폼 소속 스트리머들의 글로벌 송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60%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5일 하루에만 27% 가까이 폭등했다. 8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달 6일 12만79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8만원대로 돌아왔다.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지난 2월 13일이다. 금감원으로부터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 때문에 회계 감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문제가 된 매출 분야는 게임콘텐츠 광고 매출이다. 숲은 광고주에게서 광고를 수주하면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를 광고 용역 수행자로 섭외하는 방식으로 광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 때 SOOP은 광고 수주 받은 금액 전체를 매출로 잡았는데, 금감원은 광고를 수주받은 금액에서 스트리머에게 지급한 금액만큼은 뺀 순액을 매출로 인식해야 한다고 봤다. 이는 최근 총액법으로 매출을 인식해 중징계를 받은 카카오모빌리티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뒤이어 국세청이 SOOP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엑셀방송 스트리머(BJ) 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 악재로 불거졌다. 세무조사 대상이 된 엑셀방송 BJ들은 방송에 출연한 스트리머들에게 지급한 출연료를 실제 지급한 규모보다 과다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 스트리머에게 출연료를 지급한 후 이 중 일부를 뒷돈으로 되돌려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다.

논란의 중심에 선 BJ 중 한명은 개인 채널을 통해 “저는 불법 세탁과 연관이 없다”면서도 “제의가 들어온 적은 있다. 400억~600억원 녹여 달라고 표현하더라. 녹여달라고 하는 게 불법 자금을 합법화한 돈으로 만들겠다는 거더라. 여기를 거쳐 가면 합법이 되니까”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마약, 돈세탁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감동란’이라는 스트리머는 여성 스트리머들이 엑셀방송에 참여하려고 마약과 성매매까지 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과거에도 조폭 출신 스트리머가 엑셀방송 유명 스트리머와 함께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발언했다. 박 의원은 또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스트리머에게 후원한 뒤 이를 환전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정찬용 SOOP 대표는 “(감동란 측 주장에 대해) 매우 잘못된 비판”이라며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무책임한 발언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지적받은 부분은 잘 보완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다수 투자자가 이탈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연기금이 지난달 12일 이후 11일까지 SOOP 주식을 17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연기금뿐 아니라 보험(31억원), 투신(38억원), 기타금융(11억원), 사모펀드(3억원), 외국인(117억원) 등이 모두 동반 매도세다. 특히 모건스탠리 앤 씨오 인터내셔널 피엘씨(Morgna)는 지난달 0.6%(7만12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개인만 홀로 356억원 순매수했다.

우리나라 증시에서 잘 나오지 않는 매도 의견이 나온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난 6일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숏폼 등장 이후 국내 및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총 체류시간의 쇠퇴가 확연해지고 있다”며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정부 공백기인 지금 같은 때 사정기관이 동시에 나섰다는 건 매도 시그널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카카오가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한편 SOOP은 지난 10일 2019년부터 2023년 회기 동안 제출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기재정정했다고 공시했다. 그동안 총액 방식으로 회계처리했던 게임콘텐츠 광고 매출을 금감원 방침에 맞춰 순액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SOOP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다.

SOOP 측은 이번 회계처리 방식 변경에 대해 “게임콘텐츠 광고의 경우 총액이 아닌 순액으로 인식하는 것이 거래 실질과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에 좀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돼 게임콘텐츠 광고 관련 회계처리를 총액에서 순액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하며 선을 그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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