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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동초 등 6곳은 선고 전날에도 휴업하기로
윤 지지자 매일 시위…학부모들과 잇단 마찰
교내에 주차하거나 “교장 나와” 소리치기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인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인근에 사는 삼남매 학부모 이진아씨(44)는 요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다. 이씨는 “집회가 더 극렬해지면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생길까 걱정된다”며 “(이 시국이) 언제 끝날지를 모르는데 그때까지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의 세 자녀는 각각 헌재 인근 중앙고등학교·중앙중학교·재동초등학교를 다닌다.

이씨의 막내는 전날 엄마에게 “수학 진단평가를 보는 데 노래랑 집회 소리가 다 들리더라”고 했다. 이씨는 “헌재 근방에 있다는 이유로 학교도 어쩔 수 없이 쉬고, 첫째와 둘째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원에 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2일 서울시교육청은 이씨의 세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포함해 헌재 인근 11개 학교에 윤 대통령 탄핵 결정 당일 휴교 결정을 공지했다. 유치원 2곳(재동초등학교병설유치원·운현유치원), 초등학교 3곳(재동초·교동초·운현초), 중학교 2곳(덕성여중·중앙중), 고등학교 3곳(덕성여고·중앙고·대동세무고), 특수학교 1곳(경운학교)이 해당한다. 재동초등학교병설유치원·운현유치원·재동초·운현초·교동초·서울경운학교 등 6곳은 결정 선고 전날에도 휴업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매일 헌재 입구를 둘러싸고 농성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지자들의 행동반경은 헌재 입구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씨는 “일부 집회 참여자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 차를 주차하기도 하고, 학교 앞 좁은 길에서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며 “아이들에게 ‘공부를 왜 하냐’며 말을 걸기도 한다”고 했다. 한 윤 대통령 지지자는 최근 재동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1인 시위할 자유권을 침해하냐” “교장 나와”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재동초등학교 5학년 김서후군(11)도 3개월째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집회 소리를 듣고 있다고 했다. 김군은 “아주 시끄럽다. 선생님들도 조심하라고 당부한다”며 “(헌재 입구) 저쪽이 평소 병원 가는 길인데 사람들을 뚫고 가거나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당초 오는 14일로 점쳐지던 탄핵 결정 선고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생·학부모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김군은 “언제 학교에 안 가는지 정확히 예상할 수 없어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재동초등학교는 이날 탄핵 결정 선고일이 헌재에서 공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전날 ‘(12일) 정상 등교 후 즉시 귀가’ 공지를 하기도 했다.

재동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김하나씨(44)는 “내일과 모레 휴교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방금 등교한다고 다시 공지가 돼 혼란스럽다”며 “아이의 등·하교를 매일 함께하는데, (집회) 인원이 많아지는 것이 체감되니까 아이 안전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탄핵 결정 선고일 전·후로 학교가 정상수업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학교 통학로에 시교육청과 중부교육지원청 직원을 확대 배치하는 통학안전대책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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