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롱한 죗값 치러야” 비판 쏟아져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구속 기간을 ‘시간’ 단위로 따져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 하지 않은 검찰이 기존처럼 ‘날’ 단위로 구속 기간을 계산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 “국민을 원숭이 취급, “장난하냐” 등 격한 반응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저도 법률가인데 구속기간 산정 이야기 정말 황당무계하다”며 “단 한번의 예외를 설정한 다음에 다시 원상복구했다. 대단하시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검찰이 국민을 원숭이 취급을 하는 것 아니냐”며 “사법체계 불신을 키우고 혼란을 키운 당사자 심우정은 항고로 결자해지하라”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결국 대한민국 5천만 국민 중 윤석열만 특별대우를 받은 것이 기정사실화되었다”라며 “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냐”고 되물었다. 변호사 출신인 박 의원은 “윤석열은 헌법 위에 있고 법 위에 있냐”라며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기존처럼 ‘날’ 단위로 계산하라는 대검의 “번복”을 꼬집으며 “장난하냐? 이게 검찰이 해도 되는, 국민 앞에서 인권 운운하면서 할 짓이냐”고 밝혔다. 박 의원은 “감히 국민을 우롱한 처사에 대해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인 김용남 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완전 코미디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1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대검 공문과 관련해 “그러면 즉시항고를 안 한 건 어떻게 설명이 되냐”며 “설명할 수 없는 사고를 (검찰이) 친 건 맞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법 기술자’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법 기술자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안 한다. 기술이라도 있으면 그렇게까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범죄자 한 명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였던 거냐”며 “너네가 법을 수호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딱 한 놈을 위한 계산”, “내란 수괴 ‘시간 계산’ 탈옥 포털 닫힘”이라고 비꼬았다.
대검은 11일 ‘구속기간 산정 및 구속취소 결정 관련 지시’를 전국 검찰청에 전달했다. 대검은 “구속기간 산정 방식과 관련해 오랜 기간 형성돼온 법원 및 검찰 실무례에 부합하지 않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있었다”며 “각급 청에서는 대법원 등의 최종심 결정이 있기 전까지 원칙적으로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구속기간을 산정하되, 수사가 마무리된 경우에는 가급적 신속히 사건을 처리해달라”고 지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지금까지의 산정 방식을 뒤집고 ‘시간’ 단위로 계산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고 심우정 검찰총장의 석방 지휘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일선에서 불만이 나오자 지침을 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