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지(Yeezy) 운동화는 단 한 켤레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모든 재고가 판매됐고, 예와의 에피소드는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디다스의 CFO 하름 올마이어가 기자들을 만나 실적 발표를 진행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는 실적 발표를 통해 2년 넘게 남아있던 이지 운동화 재고를 전부 팔았다고 밝혔다. 이지는 아디다스와 미국 힙합 가수이자 디자이너인 칸예 웨스트(예·Ye)가 협업해 만든 브랜드다.
앞서 칸예는 유대인 혐오와 나치 찬양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아디다스는 2022년 칸예와의 계약을 중단했지만, 수년간 칸예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묵인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아디다스는 10년간 이어온 협업을 종료하면서 12억 유로(약 1조8600억원)어치 재고를 떠안았고, 그 여파로 이듬해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아디다스는 2023년 경쟁사 퓨마(Puma)의 수장 뷔욤 굴든을 CEO로 선임했다. 굴든은 재고 정리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이지 재고를 전량 폐기하는 대신, 판매 수익금을 반 명예훼손 반유대주의 대응 재단 등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아디다스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이지 재고 판매로 6억5000만유로(약 1조315억)의 매출을 올리고 2억 유로(약 3174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236억8300만 유로(약 37조5849억원)로 전년보다 1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2억6800만 유로(약 4246억원)에서 13억3700만 유로(약 2조1218억원)로 급등했다.
다만 북미 지역의 매출은 2% 감소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전적으로 이지의 매출 감소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디다스는 올해 매출 증가율 예상치를 12%에서 10%로 낮췄다. 회사 측은 처음으로 이지 라인의 매출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굴든은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많은 도전이 남아 있지만, 2025년 기대할 만한 즐거운 일들이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삼바 등 클래식 운동화 라인의 부활과 새로운 유명인들과의 협업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