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눈비가 흩날렸던 지난 2일 저녁.
강서구의 한 정류장에서 한 소녀가 버스에 오릅니다.
다른 사람들은 코트를 입은 제법 추운 날인데, 이 아이는 얇은 상의만 입고 있고 하의는 제대로 입지도 않았습니다.
뒷문 쪽에 자리를 잡고 앉은 아이.
뒤이어 버스에 탄 남성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아이는 창문만 바라봤습니다.
아이가 벨을 누르고 하차 준비를 하자, 남성은 아이에게 자신의 우산을 건넵니다.
그런데 우산을 받고 내린 아이는 인도가 아닌 차로로 뛰어들어 걷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버스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히 내려 아이를 따라간 이 남성, 사실 경찰이었습니다.
퇴근길에 오른 조승희 순경이 직감적으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걸 알고 보호를 위해 나선 겁니다.
일단 아이를 편의점 실내로 데리고 간 조 순경은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 뒤 112 신고를 했습니다.
아이의 목걸이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보호자에게 위치도 알렸습니다.
곧바로 출동한 또 다른 경찰이 상의를 벗어 덮어줬습니다.
잠시 뒤 도착한 보호자는 경찰에게 감사를 표했고, 귀가하려던 아이는 돌연 돌아와 경찰관을 안아줍니다.
아이는 이미 2시간 전에 실종신고가 돼 있었는데, 발달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침 퇴근 후 집으로 향하던 경찰관이 아이를 유심히 살펴본 뒤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아이는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제공 : 서울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