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시행을 하루 앞둔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 캐나다의 관세율을 25%가 아닌 50%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세율을 두 배 인상하며 전날 있었던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의 전기 요금 할증을 이유로 삼았다. 미국과 캐나다 간의 관세 전쟁이 악화 일로를 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캐나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50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기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며 "상무장관에게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12일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를 50%로 인상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치는 오는 3월 12일 내일 아침부터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10일 캐나다 온타리오주(州)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전력 가격에 25%의 할증 요금을 부과했다.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주지사는 이날 "관세의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부과가 지속될 경우 요금 추가 인상이나 전력 공급 중단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온타리오주(州)가 전력 위협에 해당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온타리오주(州)의 조치로) 위협받는 지역에 국가 전력 비상 사태를 선포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실제로 온타리오주(州)의 전력 가격 인상이 미국의 전력 시장에 위협을 줄 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전력 요금 인상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전력 시장이 단기적인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작동하는 만큼, 임의로 전력 공급가격을 올린다고 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51번째 주' 다시 조롱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의 낙농업 분야 관세도 문제 삼았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는 오랫동안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져온 미국산 유제품에 대한 250%에서 390%의 반미 농업관세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캐나다가 관세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4월 2일 부과 예정인 차량 관세를 대폭 인상해 캐나다의 자동차 제조업을 영구적으로 멈춰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51번째 주가 된다면 모든 관세가 사라지고 군사적으로도 어느때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캐나다의 국가인 '오 캐나다(O, Canada)' 또한 위대한 국가(미국) 안에서의 위대하고 강한 주(州, 캐나다를 의미)를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사실상 캐나다의 주권을 부정하는 식으로 조롱한 것이다.

한국일보

이정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