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승객들이 붐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혁 기자
정부가 지난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었지만, 내수 부양 효과에는 미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긴 연휴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렸다는 것이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보다 해외를 찾은 내국인이 2배가량 많았다. 내국인 출국자는 297만5191명, 외국인 입국자는 161만7147명이었다. 내국인 출국자는 전년 동월(277만4675명)보다 7.3% 증가했다. 직전 최대치였던 2019년 1월(293만219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많이 찾은 도착지는 일본(93만5815명), 베트남(44만1189명), 태국(18만8055명) 순이었다.
앞서 정부는 ‘명절 특수’를 기대하며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당시 정부는 ‘1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설 연휴를 맞아 국민 휴식을 지원하고, 소비 활성화를 통한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로 떠난 국민들이 많아지면서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카드 매출액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에 따르면 1월 하루 평균 카드 매출액 100(개인카드 기준)으로 봤을 때 1월 27일의 국내 매출액은 98.0으로 감소했지만, 해외 매출액은 103.4로 증가했다.
통계청의 자료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4일 발표된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소매 판매액 지수와 서비스업 생산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등의 실적을 조사한 지수로, 재화 소비를 잘 보여준다. 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의복과 신발, 가방 등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9% 줄어들었다.
서비스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8%, 지난해 동월보다는 0.9% 줄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전년동월대비 3.3%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연휴 지정이 아닌, 국내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 심리를 개선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정책 지원이 없다면, 연휴는 계속해서 해외 소비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기 위해 28일부터 '대한민국 숙박 세일 페스타'를 진행한다. 숙박 세일 페스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캠페인으로, 숙소 예약 시 할인권을 발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