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정보국 "英, 러-미 대화를 위협으로 간주"
러시아 외무부 초치된 주러시아 영국 대사관 대표
[AP/러시아 외무부 제공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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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자국 주재 영국 외교관 2명에 대해 간첩 혐의를 적용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10일(현지시간) 주러시아 영국 대사관의 1등 서기관의 남편과 2등 서기관이 영국대사관의 은폐를 받으며 러시아 안보에 해를 끼치는 정보 관련 업무와 체제 전복 활동을 벌인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남편과 2등 서기관이 러시아 당국의 입국 허가를 받을 때 고의로 허위 정보를 제공해 러시아 법률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이들에 대한 인증을 취소하고 2주 내 러시아를 출국하라고 명령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주러시아 영국 대사관의 대표를 소환해 허위 정보 제공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신고되지 않은 영국 정보 요원의 활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영국이 이 상황을 확대할 경우 러시아는 결정적인 '거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가 우리 직원에 대해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비난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러시아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일로 영국이 앞으로 우크라이나 지원·강화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은 "영국 지도부는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 자국 이익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SVR은 또 "영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대화하면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극도로 짜증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은 우크라이나 평화를 향한 미국 새 행정부의 노력을 약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영국 언론과 미디어 관련 단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크렘린궁의 조작에 취약한 사람'으로 묘사하며 악마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영국의 외교 관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악화 일로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에도 주러 영국대사관 외교관이 러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정보 수집과 파괴 공작(사보타주)을 수행하려는 징후를 밝혀냈다며 추방했다. 이에 영국은 러시아의 조치가 근거 없다고 반박하면서 주영 러시아 외교관 1명의 자격을 취소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대사관 운영 정상화 등 관계 개선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과는 관계가 계속 틀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자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핵우산을 유럽으로 확대하겠다고 발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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