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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동우회 '尹 석방청원 참여' 단체 문자 논란
심우정 "퇴직자 모임일 뿐... 검찰과 관계없어"
野 "동우회, 현직 검사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
검찰동우회에서 지난 9일 전체 회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휴대폰 문자메시지 공지. 김규현 변호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퇴직 검사들 모임인 검찰동우회가 윤석열 대통령 석방 청원에 동참한 회원들에게 발송한 '감사 인사' 문자 메시지 후폭풍이 거세다. 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이 퇴직한 검사들과 같이 윤석열의 구속 취소를 도모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동우회가 문제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낸 시점은 전날 오전 10시 33분이다. 한상대 검찰동우회장 명의로 회원들에게 단체 발송된 이 메시지는 "동우회 회원님들의 도움과 협조로 윤 대통령님께서 석방되셨습니다. 윤 대통령 석방청원에 동참해 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내용이다.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검찰 OB(Old Boy·'퇴직자' '졸업생' 등을 의미하는 용어)' 조직이 윤 대통령 석방을 위해 힘을 썼다고 의심할 법한 메시지가 공유된 것이다.

해당 문자는 윤 대통령 석방 청원에 동참한 일부 회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보낸 것이라는 게 한 회장 측의 설명이다. 앞서 한 회장은 지난달 말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청원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 분들은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를 회원들에게 보냈다. 한 회장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원들 경조사가 있을 때 동우회 차원에서 전체 문자 공지를 하고, 이렇게 중요한 일이 있을 땐 한 회장 명의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청원에는 회원 수십 명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총장 "검찰과 관계없어" vs 野 "해명해야"

심우정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검찰동우회 내부에서도 "정치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회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전체 회원의 통일된 입장이 아님에도 해당 문자가 정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회원 탈퇴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모든 회원이 다 (윤 대통령 석방 과정에) 동참한 것처럼 비칠까 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검사 출신인 김규현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회장 명의 문자 사진을 올리며 "윤석열 석방, 검찰의 계산실수가 아니라 전현직 검찰수뇌부의 의도된 전략이었을 수 있다"고 적었다.

'부적절 문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심우정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찰 연루' 의혹에 선을 그었다. 그는 "검찰동우회는 퇴직자들 모임이고 검찰과는 관계없다. 다른 단체에서 낸 입장문에 대해 말씀드릴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권은 검찰동우회가 윤 대통령 석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동우회의 감사 문자는 동우회가 윤석열의 구속 취소를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자백에 다름 아니다. 동우회는 윤석열의 구속 취소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동우회는 퇴직 검사 모임이지만, 현직 검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명실상부한 검찰 조직"이라며 "윤석열이 퇴직한 노상원(전 정보사령관)과 같이 내란을 기획하더니, 심 총장은 퇴직한 검사들과 같이 윤석열의 구속 취소를 도모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검찰동우회, 野 '검사 탄핵'에 반발하기도



검찰동우회는 1984년 회원 상호 간 친목 도모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단체다. 지난해 12월 야당의 검사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내며 "검찰 수사가 야당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인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반헌법적 만행"이라고 규탄한 바 있다.

동우회 9대 회장인 한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고검장·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했으며, 2011년 8월∼2012년 11월 검찰총장을 지냈다. 총장 재직 시절 '독단적 운영'을 한다는 검찰 내부 불만이 컸고, 후배 검사들의 집단 반발로 결국 임기 2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사퇴했다.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항명'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그 시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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