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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對中규제 기조에 발맞춰
2나노 공정 AI칩 수주 백지화
대형 고객 파운드리 계약 수포
HBM 판로확대 기회도 물거품
TSMC와 격차 회복 쉽잖을 듯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삼성전자(005930)가 중국 바이두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가뜩이나 미국이 한국 반도체 업계를 향해 보조금 폐지와 관세 부과를 거론하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과의 협업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의 AI 가속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추진했지만 사실상 접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애초 올해 말 양산이 가능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공정에서 바이두의 칩을 만들고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파운드리와 HBM 양쪽에서 모두 고전하던 삼성전자는 바이두 AI 칩 수주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파운드리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굵직한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경쟁력은 다양한 고객사의 많은 물량들을 소화하며 높아진다. 수많은 변수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가 하나하나 노하우로 쌓인다. 애플과 엔비디아·AMD 등 대형 빅테크 고객사가 일제히 대만 TSMC에 첨단 칩 제조를 맡기는 상황에서 바이두 같은 대형 고객사는 삼성전자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바이두와 타진한 2나노공정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내 존재감 회복을 위해 사활을 건 영역이기도 하다. AI 반도체 제조 능력에서 밀린 삼성전자는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5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TSMC는 2나노에서도 지난달 기준 수율 60%를 초과했다고 알려졌고, 인텔 역시 경쟁사들의 2나노에 대응하는 1.8나노 공정에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와 생산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두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HBM 판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엔비디아 공급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삼성전자에 중국 기업들은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혔다. 바이두를 비롯해 텐센트나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로 원하는 만큼 HBM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와 HBM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스스로 놓은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중국 AI 기술에 대한 제재가 날로 심해져서다. 미국은 관세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도 유독 중국을 향한 제재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향한 25% 관세를 부과 직전 유예한 것과 달리 중국 관세는 이달 4일 기존 10%에서 20%로 두 배 높였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압박도 부담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 자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며 미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반도체과학법도 폐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실화하면 삼성전자가 받기로 한 약 6조 8900억 원의 보조금 지원이 무산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AI·반도체 등을 눈여겨 보는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바이두와의 협업이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SMC가 미국 정부의 감시망에 들며 삼성에 중국 기업과의 협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보는 낙관론도 있었지만 오히려 미중 갈등이 삼성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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