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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글로벌 달러화가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다른 통화와 달리 원화 가치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특히 엔화발 강세에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5원 오른 1452.3원에 오후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화에 별다른 호재가 없다는 점이 최근 환율을 1400원 중반대로 묶어두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360억 원이나 팔아 치운 점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4개월 만에 103대로 내려 앉은 상황이다. 반면 엔화 강세는 원·엔 환율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84.04원이었다. 전 거래일 대비 3.72원 오른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에는 원·엔 직거래 시장이 없어 원·달러, 엔·달러를 역산해 환율이 정해진다. 엔화 강세는 미국 달러 힘이 빠진데다, 일본중앙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호 KB증권 부부장은 “한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이 지금 엇갈린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원·엔 환율이 1000원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본 최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협상에서 32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을 요구하고 있다”면서"현재 엔화에는 상승 재료들이 여럿있다"고 짚었다.

오는 18~19일 BOJ 금융정책회의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임금, 물가 등 대내 요인에 따라 일본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내 원·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달성 여부는 BOJ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정 부부장은 “일본은 엔화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가 어떻게 되는 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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