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 대기 번호 1700번 이르기도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11차 범시민대행진을 열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이후 탄핵 찬성 시민과 반대 시민이 앞다퉈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게시판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가 사실상 온라인 집회장소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9일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작성하기 위해 등록 버튼을 누르면 “현재 접속자가 많아 서비스 대기 중”이라는 알림창이 뜬다. 이날 오후 9시30분 기준 1400번대 대기 번호가 떴는데, 오후 8시쯤에는 대기 번호가 1700번을 넘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접속자 폭주는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이 임박한 데다가 윤 대통령의 석방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된 후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헌재 홈페이지에 본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반탄 시민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헌재에 의견을 전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홈페이지로 향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재판소 자유게시판이 미치광이 글들로 도배되어 재판관들을 협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민주주의 최고 수호기관으로써 역할을 다할 수 있게 응원과 격려글을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탄핵 찬성 시민들에 헌재 홈페이지 게시글 작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 지지 세력도 다시 한번 결집한 모양새다.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미국 정치갤러리 등 윤 대통령 지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헌재 게시판에 좌파들이 집결했다”며 탄핵 반대 게시글 작성을 권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을 위해 대기가 필요한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캡처
찬탄 시민과 반탄 시민이 모두 헌법재판소 홈페이지로 향하면서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글이 번갈아 올라오고 있다. “사기 탄핵 각하하라” “정치적 탄핵 반대” “내란죄 빠진 탄핵, 정당한가” 등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있는가 하면 “헌법 파괴자를 파면한다” “조속한 탄핵 인용” “탄핵 인용. 즉각 파면 부탁드린다”는 제목의 게시글도 있다.
이날 오후 8시까지 하루 동안 헌재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은 11만4055건이다. 시간당 약 5700개의 게시글이 올라온 셈이다. 1분에 약 95명의 시민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