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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협상 지속 여부를 중재국과 논의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하마스는 2단계 협상 진전에 “긍정적 지표가 보인다”고 언급한 데 이어 미국과 협상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 1일 협상 1단계 시한이 만료된 후 ‘1단계 연장’ 안과 ‘2단계 진행’ 안을 놓고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공전해온 논의가 어렵사리 재개되는 모습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오는 10일 카타르 도하에 대표단을 파견해 추가 인질 송환 및 인도적 지원 재개 등 가자지구를 둘러싼 휴전협상 진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측은 “미국의 지지를 받는 중재국 초대에 동의했으며,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팔레스타인에 억류된 모든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차단, 군사 활동 재개 준비 등 그간 협상을 재개할 뜻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태도 전환은 미국과 하마스가 물밑에서 접촉한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근 수주간 이어져 온 미국과 하마스 간 교류를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애덤 볼러 미국 인질 담당 특사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계 미국인 인질과 시신을 중심으로 하마스와 논의한 사실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협상 참여는 미·하마스 주도의 협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스라엘 패싱’을 차단하고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도 협상 중재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액시오스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협상 및 인질 석방을 중재하기 위해 오는 11일 카타르 도하로 갈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미국·우크라니아 회담 이후 도하로 이동할 예정이며, 하마스 대표단을 만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마스는 협상 논의에 속도를 냈다. 하마스는 하산 라샤드 이집트 국가정보부 부장과 카이로에서 만나 모든 단계(대통령·의회 등)의 선거가 가능할 때까지 가자지구를 관리할 운영위원회를 꾸리는 데 합의했다고 하레츠가 이날 보도했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에 압력을 행사할 힘이 있는 미국과 만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미국 시민권을 가진 이스라엘계 인질 석방에 반대하지 않지만, 이는 포괄적인 협정의 틀 내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가자지구 재건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57개국이 포함된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아랍연맹이 제안한 가자지구 재건안을 채택한 데 이어 유럽 국가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지 않고, 5년간 530억달러(약 77조원)를 들여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안으로, 이집트가 주도해 제안했다. 이에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외교장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 계획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재앙 같은 생활 환경의 신속하고 지속 가능한 향상을 약속한다”고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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