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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현장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장소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로 추정된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현장을 처음 공개했다. 우크라이나전 종전 전 관련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받아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상 종전을 서두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인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은 김정은이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 건조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 전략 유도탄 잠수함 건조 실태도 현지에서 요해(파악)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현지지도 시점과 장소는 밝히지 않았으나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로 추정된다.

핵동력은 핵추진을, 전략 유도탄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춘 핵추진 전략잠수함(SSBN)을 건조 중이라는 주장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2021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 단계에 있다”고 발표하며 주목받았던 북한의 핵잠과 관련, 실체가 일부라도 드러난 건 처음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사진 속 잠수함의 크기다. 김정은 옆 잠수함을 받치는 레일 바퀴 숫자가 2쌍씩 짝을 이뤄 최소 14개가 포착됐는데, 5000t급 이상 크기로 추정된다. 사실이라면 3000t급 디젤 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보다 덩치를 훨씬 키운 것으로, 6000t급 이상인 미 로스앤젤레스급(SSN)에 버금간다.

김정은이 핵잠 건조 현장을 공개한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군 당국이 이미 지난해 10월 “핵추진 잠수함으로 보이는 함정의 초기 건조 단계가 포착됐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2024년 10월 8일자 2면〉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전에 러시아로부터 핵잠 관련 기술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달 대규모 2차 파병 역시 이를 염두에 둔 ‘판돈 키우기’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 실시되는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10~20일)’에 불만을 표하며 본격적인 몸값 높이기에 나선 측면도 있어 보인다. 군 관계자는 “원거리 작전 능력을 지닌 핵추진 잠수함은 미 본토를 향한 위협도 상징한다”고 말했다. 다만 핵잠의 핵심인 소형 일체형 원자로 기술을 북한이 확보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고온·고압을 견디는 특수강, 배관 등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단기간 내 습득이 어려워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비밀리에 소형 원자로 시험을 진행하면서 러시아의 기술을 지원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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