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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홈플러스 매장 가보니]
계산줄 길지만 납품 중단 여파 지속
식품업체들 정산주기 단축 요청도
홈플, 외상매출채권 3000억대 보유
8일 서울 홈플러스 강동점에서 우유, 요구르트를 판매하는 매대에 곳곳이 비어 있다. 김지영 기자

[서울경제]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했던 식품업체들 중 일부가 공급을 재개했지만 주말 새 주요 매장들은 매대가 일부 비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식품업체들이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납품 중단을 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이들을 설득하는 등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들은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구체적인 지급 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주말 동안 서울 주요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진열대 곳곳이 비어 있었다. 홈플러스 강동점은 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을 판매하는 냉장 매대에 ‘매진’ 표시가 줄지어 붙어 있다. 저녁에 오면 살 수 있냐고 묻자 매장 직원은 “다 팔린 제품들을 주문하긴 했지만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치점 역시 어묵, 라면을 판매하는 매대 곳곳이 새롭게 채워지지 않고 비어 있었다. 같은 날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도 1+1 행사 들어간 품목들의 매대가 물건 없이 썰렁했다.

반면 매장은 물건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강동점, 월드컵점 모두 계산대에 긴 줄이 늘어서면서 계산하는데 2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월드컵점은 오후 시간 주차장이 만차였다. 매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회사가 어렵다고 하던데 할인을 이렇게 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8일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 셀프계산대를 이용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김남명 기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홈플러스 현장에서는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은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다가 풀었지만 롯데칠성음료, 동서식품, 팔도 등은 여전히 납품을 멈춘 상태다.

이들 업체가 홈플러스에 물건을 공급하지 않는 것은 물건을 공급했다가 대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홈플러스에 정산 기한을 앞당겨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기업별로 계약이 다르지만 통상 납품받고 45~60일 뒤 정산해주고 있다. 이는 이마트(25일), 롯데마트(20~30일)보다 길다.

홈플러스는 6일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 대금 지급을 순차적으로 재개한 만큼 납품업체들을 설득해 정상 영업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7일 전자업체와 식품업체 등 홈플러스 납품업체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상품을 매장과 온라인에서 현금 판매하기 때문에 대규모 외상매출채권이 존재하지 않으며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대출 또한 존재하지 않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 기업어음(CP)을 발행해 도덕적 해이 비판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이뤄졌던 자금조달방안으로, 증권사가 CP 등을 개인, 법인 등 소매판매 투자자에게 판매한 사실을 기업회생절차 신청 후에 알았다”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측은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금융채무 부담이 경감되면 홈플러스는 영업활동을 통해 한 달에 1000억 원 이상의 잉여현금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등 경영(기업운영) 가치가 존재한다”며 “홈플러스의 가치를 0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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