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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9개 단체 비상행동 매일 집회 예고
"힘들게 체포했는데 이렇게 풀어주나"
검찰 수뇌부 향해 "내란공범 자인" 분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비상행동 제공


윤석열 대통령 석방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총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은 당분간 매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도 돌입했다.

1,549개 시민·노동단체 연합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석방 이튿날인 9일 오전 11시 경복궁역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상행동은 "법원이 제시한 구속취소 사유는 법 문언에도 반한다"며 "왜 유독 피고인 윤석열에만 선례와 다르게 판단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재판부를 성토했다.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선 "내란공범을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하면서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윤 대통령 석방은 '검찰 수뇌부와 공모한 법률적 탈옥이나 다름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9일 오후 2시 비상행동이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기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비상행동 제공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까지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다. 오는 15일(잠정)까지를 '긴급 비상행동 기간'으로 선포하고 매일 오후 7시 '파면 촉구 집회'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개최한다. 비상행동 소속 시민단체들도 긴급 성명 발표·출근길 선전전 등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법원과 검찰, 정부 청사 등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도 벌인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전날 저녁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분노의 '밤샘 농성

9일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비상행동 농성장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문지수 기자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먹을 쥐는 모습에 분노했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대학생 채모(24)씨는 윤 대통령이 석방된 전날 대전에서 서울로 와 밤샘 농성에 동참했다. 그는 "(윤 대통령) 구속취소 소식을 듣고 느낌이 안 좋아서 급하게 올라왔다"면서 "늦게까지 있을 생각은 없었는데 (석방되는 걸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예매해 놓은 차를 취소하고 함께했다"고 전했다.

풀려난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로 정국이 다시 불안의 늪에 빠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부산에서 상경해 역시 밤을 꼬박 새웠다는 서수진(51)씨는 "광주 5·18 사태를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계엄령을 내린 데 대해 분노했다"며 "내란 우두머리를 내보내고 졸개(군과 경찰 수뇌부)들은 다 가둬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민인 직장인 윤남식(59)씨는 "(윤 대통령을 체포할 때 당시 경찰이) 관저에 얼마나 힘들게 진입했냐"면서 "또 관저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할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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