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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의대정원 '복귀' 조짐]
고3·N수생 수 역대 최대인데
4월 전까지 의대 정원 불확실
올해 넘겨도 혼란 지속 가능성
"이랬다 저랬다···애들만 불쌍"
학원가도 입시판 요동 '촉각'

[서울경제]

“다른 것보다 교육부가 이제서야 의대 문제 해결에 뛰어든 게 제일 화가 나요. 3월이면 재수생들은 올해 입시를 어떻게 준비할지 이미 다 생각을 해 놨단 말입니다."(역삼동 재수생 송 모씨)

전국 의과대학 모집인원이 2026학년도에는 다시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대입 준비에 돌입한 수험생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늘어난 의대 모집 규모가 최소 올해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수능 재응시를 결심한 ‘N수생’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특히 큰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향조차도 아직 확정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계에서는 입시판에 대혼란에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수능 준비생들은 의대 정원이 또 한번 갑자기 큰 폭으로 바뀌는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대학입시는 최상위권이 의대부터 채우는 구조다. 문이과 통합 수능 이후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이 가능해 인문·자연계열 가리지 않고 ‘의대런’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의대 정원이 줄어들 경우 상위권 수험생들이 순차적으로 눈을 낮추면서 그 영향도 연쇄적으로 퍼지게 된다. 수험생들은 원래 목표했던 대학에 입학하지 못할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서울 역삼동 한 재수학원에서 만난 송 모(21)씨는 “의대 정원이 줄어들면 다른 학과에 상위권들이 내려와서 전체적인 커트라인(합격선)이 뒤집힌다"며 “의대만 생각하고 정원을 마음대로 바꾸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험생 양모(20)씨는 “원래 준비했던 전략을 다 바꿔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능 준비생들은 4월 전까지 의대 정원이 확정되지도 않은 가운데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다. 현재 정원 결정의 키는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쥐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3월 말까지 학교로 돌아올 경우 2026년도 모집정원을 2024학년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달 내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정원은 5058명 그대로다. 결국 의대생들이 이달 내 복귀하냐 마냐로 올해 최상위권 입시 전체가 흔들린다는 의미다.

혼란은 올해를 간신히 넘기더라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어떤 결론이 날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학원가의 한 입시 전문가는 “이랬다 저랬다 휙휙 바뀌는 교육정책이 수험생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애들만 불쌍하다”고 했다.

이미 올해 수험생들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진 상황이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2007년생 ‘황금돼지띠’ 출생아 수가 평년 대비 많은 데다 의대 입시를 노린 ‘N수생’ 규모까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전년 대비 10% 가량 늘어난 45만 3000명이다. 종로학원은 올해 N수생도 많게는 20만 2762명까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N수생 규모가 20만 명을 넘길 경우 2001학년도 이후 최대치다.

만약 의대 모집 인원이 증원 전인 3058명으로 결정나 지난해보다 1509명 줄어들 경우 각 대학 합격 커트라인과 충원율은 더욱 예상하기 어려워진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은 지난해 대입 수시·정시 모집에서 40명이 넘는 학생을 결국 뽑지 못했다. 이에 대해 종로학원 측은 “의대 선호도 증가로 중복합격에 따른 이탈과 추가합격이 매우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의대 정원이 대폭 확대된 2025학년도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서연고’ 미충원이 2024학년도보다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학원가에서도 오락가락하는 의대 정원 탓에 대입 준비생들의 혼란이 심각해졌다고 우려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실제 의대 증원이 상위권 대학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작년 입시 합격선은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선에서 형성됐다”면서 “기대감으로 입시에 뛰어든 ‘N수생’들의 불안과 허탈감이 특히 클 것”이라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육 과정을 바꾸면 통상 3년전에 예고해줄 정도로 입시는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면서 “수험생들이 각종 정치적 변수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이는 과중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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