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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한남동으로 장소 옮겨 집회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사랑제일교회 연합 예배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제 국민저항권 다시 발동해서 싹 정리해버려야 되는 거야! 대한민국을 새로 정돈할 때가 왔다 이거야!” “맞습니다! 할렐루야!”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지 하루가 지난 9일, 지지자들은 다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으로 자리를 옮겨 종일 집회를 이어갔다. 전날 저녁 윤 대통령이 관저로 걸어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던 이들은 “반격이 시작됐다”, “이제 사법부와 국회를 때려잡아야 한다”고 부르짖기도 했다. ‘화교 짱깨 대청소 노 차이나(No China) 국민저항권 발동’, ‘국회, 선관위 척결’ 등이 쓰인 손팻말도 관저 인근에 나붙었다.

매주 일요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던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전국주일연합예배는 이날 자리를 옮겨 아침 10시께부터 관저 앞에서 진행됐다. 한남대로 3개 차선 약 300여m가 “할렐루야”, “아멘”을 외치는 지지자로 가득 찼다. 20분 내내 이어지는 전광훈 목사의 찬송가와, 꽉 막힌 도로의 차량 통행을 관리하는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가 뒤섞여 울렸다. 전 목사가 무대에 오르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머리 위로 두 손을 들고 “할렐루야”를 외치는 지지자들을 향해 전 목사는 “여러분은 머리가 돌이라 성경을 또 읽어드려야 한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였으니 오늘 우리 예배를 주님이 안 봐주시면 주님도 양심 불량”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전 목사의 과격한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만약 헌법재판소가 딴짓했다 하면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서 단칼에 날려버려야 한다”면서 “공수처랑 중앙선관위도 우리가 국민저항권 발동하기 전에 스스로 사표 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을 새로 정돈할 때가 왔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에 마무리는 여러분과 제가 하면 된다. 동의하시면 두 손 들고 만세”를 외쳤다. 오전 내내 이어지던 예배에 경찰이 맞은편 도로에 설치한 집회소음측정기의 최고소음은 헬리콥터 소리와 맞먹는 98데시벨(dB)까지 올라갔다.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 붙어 있는 손팻말. 고나린 기자

예배를 마친 지지자들은 이윽고 ‘신의 한수’ 등 유튜버가 관저와 가까운 볼보빌딩 앞에서 주최하는 ‘탄핵 무효 집회’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 잡았다. 지지자들이 우르르 이동하는 모습에 인근에 배치된 경찰들도 이동식 질서유지선을 밀며 바삐 움직였다. 무대에 오른 유튜버 박완석씨는 “대통령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제 불법수사한 오동운을 때려잡고 탄핵의 트리거 역할을 한 홍장원, 곽종근, 그리고 배신자 한동훈을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고 외쳤다.

전날 윤 대통령이 “저의 구속과 관련해 수감되어 있는 분들이 조속히 석방되기를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과 관련해서도, 박씨는 “우리 애국청년들이 이 나라의 법이 무너진다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한순간에 격앙된 감정으로 서부지법 난입 사태가 벌어졌다. 윤 대통령께서 직무에 복귀하면 애국자들 사면, 복권, 석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또 다른 지지자는 “헌법재판소가 사고 치면 국민들의 저항을 저들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어제 윤 대통령이 걸어 나오는 걸 보고 좌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절대 이 싸움에서 질 수가 없다”고 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세차게 흔들던 지지자들은 발언자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맞습니다!”, “만세!”를 외쳤고, 오후 내내 관저 주변에선 ‘힘내라 윤석열’이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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