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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12·3 비상계엄 집담회
‘두 광장에 선 한국교회 청년’
기윤실 12·3 비상계엄 집담회에 참석한 기독청년들이 7일 서울 동대문구 동네책방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서로를 향한 증오와 혐오만 넘치는 것 같아요. 교회는 어떻게 해야 그네들만의 높디높은 성이 아니라, 누구나 맘 편히 오가며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광장이 될 수 있을까요.”(정인수·26)

“저는 부정선거 의혹에 반대해요. 그런데 주변에 부정선거를 진실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교인들이 있어요. 이분들과 대화하고 싶어요. 서로 이해하면 좋겠어요. 저도 그분들도 하나님의 자녀잖아요. 어떻게 해야 생각이 달라도 다투지 않고 대화할 수 있을까요.”(유희수·24)

7일 서울 동대문구 동네책방. 기독 청년들은 한국교회에 할 말이 많았다. 1시간 동안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 청년들은 스무개 넘는 질문을 쏟아냈다. 청년들의 궁금증은 자유와 민주주의, 한국교회의 극우화 같은 거대 담론부터 ‘어떤 정치 진영이든 성경을 근거로 대니 무엇이 맞는 말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신앙 고민까지 스펙트럼이 넓었다. 질문의 결은 달랐지만, 이들의 물음엔 공통된 요청이 있었다. 교회가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나눌 수 있는 둥지가 되길. 교인들간 안전하게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독 청년들은 대화에 목말라 있었다.

기독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신동식 이상민)이 ‘두 광장에 선 한국교회 청년’을 주제로 연 이날 집담회엔 기독 청년 30여명이 모였다. 청년들의 고민엔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과 유희정 IVF(한국기독학생회) 간사가 답했다.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이 기윤실 집담회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모든 교인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교회가 있을까요. 같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만, 교회마다 성도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다릅니다. 안정감을 느끼는 교회에 가는 건 현실적으로 여러분의 몫이에요. 이런 교회들이 모여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만들어가야겠죠.”

배 원장은 청년들이 꿈꾸는 교회의 모습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성향이 다른 이들이 한곳에 모이면 갈등은 불가피하단 제언이었다. 다만 그는 “한국교회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지향할 모습이 있다”며 이를 동물원에 빗댔다. 사자는 사자끼리 살고, 양은 양끼리 모여 있는. 하지만 모든 동물이 각자의 영역을 넘어 큰 공간에서 함께 사는. 배 원장은 “한국교회도 서로의 견해를 존중하면서 더 큰 공동체로 어우러져야 한다”며 “비록 동의할 수 없더라도 가치관을 상호 존중하는 토대 위에 토론도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캠퍼스 사역자인 유 간사는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질문이 다투지 않는 토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의 생각을 그 자리에서 판단하거나 반박하면 이해는커녕 대화조차 단절된다”며 “예수님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신 뒤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셨다. 질문을 통해 대화의 문이 열릴 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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