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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뭐 볼까 OTT
넷플릭스 드라마 '톡식 타운'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수전은 둘째 아들의 기형을 환경오염이 아닌 자신의 탓으로 생각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바로 보기 | 4부작 | 15세 이상

영국 중부 소도시 코비는 철강 산업이 한때 융성했다. 40년가량 지역 밥줄이었던 철강 공장은 불황으로 문을 닫는다. 1만 명가량이 실업자로 전락한다. 도시는 재생을 위해 노력한다. 철강 공장 부지에 새 산업을 유치해 부활을 꿈꾼다. 공장 철거와 오염 물질 제거가 지역 현안이다. 지역 의회가 사업자를 선정해 엄격한 관리하에 일을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무슨 연유일까. 1990년대 중반 기형아들이 잇달아 태어난다. 손 또는 발이 기형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자신을 탓했던 엄마들

수전은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엄마들이 기형아를 낳은 사례가 많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수전(조디 휘태커) 역시 기형아로 둘째를 낳는다. 그는 자신을 탓한다. 임신 기간 입에 대지 않았으나 술과 담배를 좋아했던 생활 습관이 영향을 줬나 추정한다. 당뇨병 탓을 해보기도 한다. 화가 난 남편은 가족을 떠나고 수전은 힘겹게 생계를 이어간다. 수전은 비슷한 시기 출산한 이들 중 자신과 유사한 사례가 많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된다.

언론이 취재에 나서기도 한다. 수전은 외부 환경이 자신의 출산에 악영향을 줬다는 확신을 갖는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끼리 모여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변호사 데스(로니 키니어)가 소송을 맡겠다고 자청한다. 상대는 지역 의회다. 정보는 막혀 있고, 근거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 이들은 소송을 승리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공해 물질은 어떻게 퍼졌나

지역 의회와 업체가 유착 관계를 맺으면서 유독 폐기물 처리 과정은 졸속으로 이뤄진다. 넷플릭스 제공


지역 의회는 노동당이 장악하고 있다. 철강 노동자들이 많았던 곳이라서다.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올라선 로이(브렌던 코일)가 실권자다. 그는 지역 사업자와 유착 관계에 있다. 명분은 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선 옛 산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새 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된다. 엄마들이 다윗이고, 지역 의회가 골리앗이다. 로이는 합의조차 고려하지 않는다. 소송에서 자신들이 이기리라 확신한다. 로이가 권력을 가지고 있다면 수전 등은 연대를 무기로 삼는다. 데스는 법정 다툼의 분수령이 될 오염 물질 제거 작업과 출산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려 한다.

정치가 사회에 독이 되지 않으려면

엄마들은 소송 승리가 불투명한 가운데 서로 손잡고 재판에 임한다. 넷플릭스 제공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개인들이 거대 기업이나 정부기관에 맞서 정의를 이뤄가는 이야기는 흔하다. 드라마는 식상할 수 있는 소재를 엄마들과 아이들의 개별적인 사연을 통해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수전이 아이의 손을 조금이라도 ‘정상’으로 바꾸어 놓기 위해 아픈 마음을 감내하며 수술을 거듭해 가는 과정, 아이들이 기형을 딛고 일어서려는 모습 등이 마음을 울린다. 엄마들의 절실한 연대와 단단한 우정, 선의를 지닌 변호사의 헌신, 내부자의 양심 등은 전형적이지만 외면할 수 없다. 약자들이 손잡고 사회에 독이 된 정치를 극복하는 과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뷰+포인트코비에서의 기형아 집단 출산과 재판까지 10여 년에 걸친 이야기를 담아냈다. 지역 의회 의장 로이가 성장과 ‘먹고사니즘’을 강조하자 데스는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 있냐”고 강하게 반문한다. 정치의 목적을 새삼 되묻게 하는 말로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엄마들은 재판에서 승리한다. 유독 폐기물과 기형 사이의 상관관계를 세계 최초로 인정받은 소송으로 역사에 남았다. 코비는 제목처럼 ‘유독한 소도시(Toxic Town)’였지만 선한 자들의 연대와 투쟁을 통해 ‘해독된 소도시’로 거듭난 셈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100%, 시청자 94%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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