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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전통…정교분리 헌법정신에 거슬린다 뒷말


이마에 재를 바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폭스뉴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린 채 방송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5일 폭스뉴스에 이러한 모습으로 출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과 관련한 미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문제는 그런 루비오 장관의 이마에 검은색 십자가가 그려져 있었다는 점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에 대해 가톨릭의 '사순시기(四旬時期)'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을 맞아 관련 전통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쿠바 출신 가톨릭 신자인 그는 "오늘은 재의 수요일, 참회와 겸손의 날이다"라면서 "미국과 전 세계의 수백만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날은 우리의 나약함과 선행을 해야 할 필요를 되새기는 신앙의 날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순시기는 40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희생, 극기, 회개와 기도로써 '주님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올해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첫날인 재의 수요일에는 전년도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에 썼던 종려나무잎을 태운 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고백하는 신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나선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자유로운 신앙 행위를 금지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미국이 다민족·다종교 국가화된 현재 이 조항은 모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으며, 학설에 따라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리지만 '정치와 종교의 분리' 역시 규정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런데도 공직자가 '종교적 상징'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은 정치에 종교를 끌어들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쿠바 독립언론 '시베르쿠바'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루비오)는 자신의 신앙이 외교적·정치적 역할과 양립할 수 없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속적 기구들은 신앙은 개인적 문제이고, 정부 당국자가 종교적 상징을 내보이는 건 해당 종교를 믿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려는 정치적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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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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