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정신 따라 모든 형사사법 절차 관통하는 일관된 기준 엄격히 적용
"구속기간 '일수' 아닌 '시간' 계산…체포적부심 시간은 구속기간 산입"
"구속기간 '일수' 아닌 '시간' 계산…체포적부심 시간은 구속기간 산입"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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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법원이 7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한 배경에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피의자)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사법 절차의 대원칙이자 헌법정신에 따른 기준이 자리 잡고 있다.
구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고, 대법원 판례 등 선례도 없는 상태에서, 법원은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피고인·피의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형사 절차의 일관된 기준을 이번 사례에서도 엄격하게 적용했다는 의미가 있다.
구속 절차와 관련해 우리 헌법은 신체의 자유를 천명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은 불구속 수사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당사자 측이 구속 기간을 둘러싼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 사안에 관해 문언대로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한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4일 법원에 구속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주요 쟁점이었던 구속기간 만료 시점과 관련해 재판부는 "구속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구속기소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사안은 근본적으로 구속 단계 절차 진행에서 어떤 경우 어떻게 산입하는지에 대해서는 규정이 돼 있지만 각 절차별로 구속기간에 불산입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세세히 개별 규정돼 있지 않다 보니 일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법원은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 헌법정신에 비춰 피고인·피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한다는 기준을 원칙대로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다. 또 법률 해석의 여러 형식 가운데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택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에서 구속기간은 10일인데, 법원 허가를 받아 1차례 10일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수사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접수된 시기는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즉, 그만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검찰은 이렇게 늘어나는 기간을 통상 '일수' 단위로 계산해왔다.
또 체포적부심사 역시 영장실질심사와 마찬가지로 소요 시간을 구속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따라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체포된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 시기는 1월 27일이란 게 검찰 입장이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해 시간 단위로 계산하면 구속 기한은 그전에 만료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 측 주장과 같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신체의 자유, 불구속 수사의 원칙 등에 비춰 볼 때 수사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시간만큼만 구속기간에 불산입하도록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실제 수사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시간 이상만큼 구속기간이 늘어나게 되고, 언제 서류가 접수·반환되느냐에 따라 늘어나는 구속기간이 달라지는 등의 불합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술의 발달로 정확한 서류의 접수·반환 시간 확인 등이 가능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다"며 "수사기관의 구속 피의자 관리나 구속 수사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형사소송법을 엄격히 해석할 때 체포적부심에 소요된 시간은 구속기간에 불산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구속적부심사의 경우에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은 구속기간에 불산입된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체포적부심사를 위하여 그러한 규정을 두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신체의 자유, 불구속수사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볼 때, 문언대로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런 계산에 따라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 시기는 1월 26일 오전 9시 7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1월 26일 오후 6시 52분께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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