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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AI를 통해 생성된 가상 사진으로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북한 최초의 공중조기경보기(AEW)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의 위성 사진을 보면 동그란 덮개를 동체 위에 부착한 항공기가 보입니다. 옛 소련제 전략수송기(IL-76)를 개조해 만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포착된 북한의 첫 공중조기경보기 [출처=38노스]

■ 중국과 유사한 기체?…"러시아 지원 가능성"

북한의 조기경보기 개조 움직임은 2023년 10월경부터 확인됐습니다. 개조 중인 IL-76은 원래 고려항공이 소유한 민간 화물기였습니다. 그런데 해당 시기부터 터미널 외딴곳의 정비 공간으로 옮겨진 뒤, 날개 뒤쪽을 해체하거나 수상한 구조물을 붙이는 작업들이 포착됐습니다. 조기경보기를 만들고 있다는 관측이 그때부터 나왔는데, 최근 동그란 덮개, 레이돔(Radom, 항공기 외부에 부착한 레이더 안테나의 방수·방진용 덮개)이 올라간 모습으로 예측은 현실이 됐습니다.

레이돔 위쪽에 그려진 정삼각형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중국 조기경보기의 레이돔이 이런 형태를 보입니다. 레이돔 안에 고정식 레이더 3개를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해서, 각각 120도씩 담당하는 영역을 색을 칠해 표시한 것이죠. 반면 회전식 레이더가 설치된 미국 조기경보기의 레이돔은 굳이 이런 도색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 조기경보기가 중국의 지원이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도색만으로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입니다.

중국군의 조기경보기 KJ-500(위)과 미군의 조기경보기 E-3 센트리. 레이돔(원형 덮개)의 도색 모양이 다르다.

의심의 눈초리는 러시아로 향합니다. IL-76을 개조해 만든 조기 경보기의 원조는 러시아의 'A-50'입니다. 옛 소련 말기에 취역해 현재까지 40대 정도가 생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의 행보로 볼 때 러시아 기술 지원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설명입니다. 지난해 3월과 7월, 조기경보기 개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순안공항에 러시아 화물기가 머무른 사실이 북한전문매체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조기경보기에는 대형 위상배열레이더와 표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고성능 컴퓨터, 그리고 이런 장비를 하나의 항공기에 통합할 수 있는 기술까지 필요해 현재의 북한 수준으로는 제작이 어렵다"이라면서 "외부의 기술 지원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북한 공군력 도약" vs "위력 제한적"

북한이 조기경보기를 만드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열악한 공중 정찰 능력을 보완하고 감시 자산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지상 높은 곳에 레이더를 설치하더라도 거리가 멀어지면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반면 하늘에서 레이더로 아래쪽을 살피는 공중조기경보기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중에 떠서(Airborne) 적기보다 먼저(Early) 알려주기(Warning) 때문에 공중조기경보기(AEW)입니다.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비유한다면 '맵핵' 켜고 플레이하는 겁니다.

우리 군은 E-737 공중조기경보기 넉 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미군도 일본과 한반도에서 거의 매일 정찰기를 띄웁니다. 여태껏 북한은 '하늘의 눈'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도리밖에 없었지만, 개조된 조기경보기가 실전 배치될 경우 북한의 공군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조기경보기와 비슷한 기종으로 보이는 러시아 A-50은 탐지 범위가 최대 470㎞에 달해, 한반도를 커버하기 충분한 영역입니다.

대한민국 공군의 E-737

예를 들어 한미연합군이 보유한 순항미사일의 위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의 순항미사일은 저공 비행해 북한 지상 레이더의 감시 사각지대로 침투하는데, 이런 미사일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조기경보기가 있으면 위치가 쉽게 발각됩니다. 순항미사일은 속도가 느려서 일단 위치가 드러나면 전투기나 지상 대공포, 지대공미사일의 손쉬운 사냥감이 됩니다.

하지만 북한이 조기경보기를 확보한다 해도 활용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다른 전투기의 호위도 필요하고, 공중 급유 능력 등 충분한 자원이 확보되어야 하는 조기경보기 작전 특성상 갖춰야 할 조건이 많다는 얘깁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기경보기는 지상의 재밍(레이더 신호를 감추기 위한 방해 신호)을 피하기 위해 고고도에서 소음을 컨트롤하며 장시간 체공해야 한다"라면서 "현재 북한 공군력의 수준을 감안할 때 조기경보기의 작전 능력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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