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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식음료 기업, 납품 중단 이어져
미지급 우려 커져, 제때 안 들어온 곳도
홈플러스는 진화  "현금 6,000억 있어"
LG전자는 6일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뉴시스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LG전자 등 일부 기업이 일시적으로 납품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홈플
러스에 제품을 공급했다가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는 대기업까지 번진 셈이다.
홈플러스는 예정에 없이 현재 쓸 수 있는 현금 잔고를 공개하고 대금 지급을 하겠다며 불 끄기에 나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부터 홈플러스에 제품 신규 출하를 일시 중단
했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오뚜기, 동서식품 등 식음료업계 회사 역시 신규 공급을 멈췄다
.
홈플러스가 4일 기업 회생 절차를 개시한 이후 대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자 거래를 끊은 것
. 일부 회사는 실제 홈플러스로 보낸 제품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납품 계약을 맺은 곳은 대기업부터 중소·중견 기업까지 다양하다. 대기업은 자체 상품을 공급하고 중소·중견기업은 대형마트에서 만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대신 만들어 납품하는 경우가 많다.

가전·식품·음료 등 제조사는 홈플러스가 발주를 넣으면 해당 물량을 보낸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대금을 정산받는다. 보통 제조사가 이유 없이 발주 물량을 공급하지 않으면 계약 위반이다.
LG전자 등이 이번에 거래를 일시 중단한 건 홈플러스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납품 중단은 아직, 신중한 분위기도



그래픽=이지원 기자





홈플러스는 이날 일반 상거래 채권 지급을 재개하겠다면서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섰다. 대금을 늦지 않게 주겠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LG전자 등이 제품 공급을 중단한 후 이런 방침이 나왔다. 업계에선 대기업까지 납품 중단을 결정하자 화들짝 놀란 홈플러스가 부랴부랴 대응책을 내놓았다는 시각도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일시적으로 묶였던 채권 지급이 풀려 대금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또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 원이라면서 자금 사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3월 영업으로 발생한 현금 유입액 3,000억 원까지 고려하면 대금 지급은 문제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홈플러스 예상대로 3월에 현금 3,000억 원이 들어올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일반 상거래 채권을 전액 변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홈플러스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 사이에서 신중한 분위기도 있다.
홈플러스가
대금 지급 계획을 내놓은 데다 전국 126개 대형 매장을 가진 덩치 큰 유통업체인 만큼 섣불리 발을 빼기 어렵다는 곳도 적지 않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기업 관계자는 "곧바로 제품을 뺄 경우 홈플러스 영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로부터 앞으로 추가 발생하는 대금을 원활하게 지급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곳 역시 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있으면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품 공급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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