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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극도로 대립적"…외무부 "러시아에 대한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크렘린풀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를 유럽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유럽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발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비판을 쏟아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나폴레옹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그의 최후가 어땠는지는 잊은 채"라고 말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1812년 러시아를 침공했다가 가혹한 겨울을 맞아 수많은 병력을 잃고 패퇴했던 역사를 거론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연설 내용을 비판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조국수호자 재단 수혜자, '특별군사작전'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러시아의 적들은 러시아를 과소평가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매우 극도로 대립적"이라며 "평화를 생각하는 국가 수장의 연설로 보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이어 "마크롱의 연설을 보면 프랑스가 정말 전쟁 지속을 원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프랑스가 유럽의 핵 리더십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를 유럽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칭한 데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외교적으로 많은 부정확성을 담은 발언"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 국경 쪽으로 동진한다는 것과 러시아가 이에 대해 정당하게 우려한다는 언급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면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보낼 수 있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이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그 대답은 분명하기 때문에 직접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국민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가상의 '실존적 위협'이라는 것을 자국민에게 확신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역으로 그의 발언은 본질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에 '핵 협박' 내용이 담겼으며 프랑스가 유럽의 핵 후원자가 되겠다는 야망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면서 "러시아가 군사 계획을 세울 때 프랑스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프랑스가 유럽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대체하려고 하지만 핵전력 잠재력은 미국보다 훨씬 약하다고 비꼬았다.

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우크라이나에 서방 군대를 배치한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아이디어에 대해 "러시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그가 우리를 위협으로 본다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면,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이 과거에 러시아와 싸우고 싶어 한 나폴레옹, 히틀러와 달리 우아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폴레옹, 히틀러가 '러시아를 정복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던 것과 달리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것을 원하면서도 '러시아가 프랑스를 이기지 않도록 싸워야 한다. 러시아가 프랑스와 유럽에 위협을 준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타스 통신에 "그는 매일 현실과 동떨어지고 전적으로 모순되는 발언을 한다"며 "그는 이야기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핵우산론을 꺼낸 마크롱 대통령이 안데르센 동화에서 잠자는 아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줘 꿈을 꾸게 하는 존재인 올레 루코예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마크롱 대통령을 '미크론'(Micron)이라고 조롱하듯 부르면서 "미크론 그 자체로는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 그는 2027년 5월 14일(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이전에 영원히 사라질 것이며 그리움의 대상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마크롱은 자국민과 동맹국, 전 세계에 '러시아가 오고 있다'는 완전히 거짓말인 개념을 강요했다"며 "그러한 잘못된 분석은 치명적 실수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이 '러시아는 누구에게도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가야 한다'고 말하자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답했다.

또 미국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적합하고 장기적인 역사적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평온을 보장할 수 있는 평화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징집병을 전투 지역에 보내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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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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