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와 무관. 툴 제공=플라멜(AI 생성)
[서울경제]
중국에서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결혼 연령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양회를 앞두고 중국 최고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자 베이징대학교의 경제통계학 교수인 천쑹시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현재 남성 22세, 여성 20세인 법정 결혼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양회는 전인대 대표들이 공산당이 제정한 법률과 정책에 서명하는 동안 정협 위원들이 경제부터 사회 문제,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수백가지 제안을 검토하는 자리다.
천 위원은 지난 수년 동안 결혼이 가능한 최저 연령을 국제 기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그는 오는 2035년까지를 저출산 및 고령화를 비롯한 중국 인구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골든아워로 간주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현금 보조금과 의료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시보다는 농촌 지역에 혜택을 집중시켜야 효과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중국 인구가 2022년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선 뒤 매년 감소 추세를 지속하면서 나온 대책이다.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으며 4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출산 지원책을 마련하고 대학에서 연애와 결혼 관련 강의를 도입하도록 촉구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가임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 기피 등 근본 상황은 바뀌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천 위원의 결혼 연령 제안을 접한 누리꾼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의 이푸셴 인구학자는 "법적 결혼 연령을 18세로 낮춰도 사람들이 늦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에 익숙해진 지금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안을 보도한 파이낸셜타임스도 '치열한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엘리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엄청난 재정적 압박'이 결혼을 하지 않는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며 천 위원이 제시한 대책만으로는 인구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