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부동산 시장 구조조정 전망”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투자한 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상환전환우선주(RCPS)형태로 6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자까지 더하면 RCPS 규모는 현재 1조원으로 추산된다. 대형마트·백화점·식료품점 등 ‘리테일 부동산’ 시장도 매물 증가로 가치가 하락해 구조조정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보유 자산을 매각해도 일정 부분 손실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CPS 투자자는 메리츠금융그룹 등 부동산 담보 채권자보다 후순위다. 추후 홈플러스가 정상화 되면 RCPS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도 거론되지만 이때도 1조원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자산 매각도 녹록잖은 환경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이미 대형마트 등 리테일 부동산의 자산 가치는 낮아졌다. 삼성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계기로 국내 리테일 부동산 시장이 2010년대 격렬한 구조조정을 겪은 미국과 장기적으로 비슷한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한동안 리테일 부동산 거래와 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류 센터장은 “대형마트 거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투자 자산으로서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이미 장기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2021년 약 6조원 규모였던 대형 판매시설 거래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간 거래액이 2000억원에 그쳤다. 최근 시장에 나온 판매시설 대다수가 운영이 아닌 개발·용도변경·리모델링 등 목적으로 거래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용도 변경이 가능한 매물이 소진되면서 2023년부터는 거래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