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벗방 등 유해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도 세금을 탈루한 콘텐츠 제작·운영업자 17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뉴스1

[서울경제]

벗방(노출방송)과 사이버 레커처럼 자극적인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도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온라인 콘텐츠 운영자들이 과세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해 콘텐츠를 양산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납세의무는 회피한 탈세 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엑셀방송 운영자(BJ) 등(9개) △딥페이크 악용 도박사이트 운영업자(5개) △사이버 레커 유튜브(3개) 등 총 17개다. 국세청은 이들 콘텐츠 제작·운영자들이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을 악용해 수익 내역을 숨기고 비용을 변칙적으로 부풀려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엑셀방송은 출연 BJ들이 시청자 후원에 따라 선정적 행위를 하고 출연 BJ별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는 콘텐츠로 후원 경쟁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유흥업소를 연상시키는 방송 내용으로 ‘사이버 룸살롱’으로도 불린다. 조사 대상자들은 여성 BJ에게 지급한 출연료를 과도 신고하거나 고가 사치품 구매 비용을 사업용 경비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축소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성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방송을 송출한 일부 성인 BJ들도 정산된 수익금을 가족 명의로 된 차명계좌로 수취하고 은닉했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도 과세 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됐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를 도용한 딥페이크를 통해 성인은 물론 청소년까지 사이버 도박판으로 끌어 들여 큰 수익을 얻고도 세금을 회피하려다 적발됐다. 사회질서에 반하는 지출로서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온라인 도박장 운영 관련 비용을 기업체의 정상 사업비용인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한 것이다. 도박자금을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쪼개어 받고, 배우자 명의로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해 소득과 재산을 숨겼다



허위·비방 콘텐츠로 피해자를 갈취한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도 과세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조사 대상자들은 개인 계좌로 받은 후원금 및 광고 수익 등을 미신고한 후 이를 부동산 매입 등 재산 증식에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실체가 없는 외주용역비와 임차료를 실제 지급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다수의 고가 외제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업무용 차량으로 신고하는 등 거짓 비용 처리를 통해 세금을 축소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해 콘텐츠업자들의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포렌식과 금융추적 등을 통해 조사 대상자와 관련인이 포함된 혐의 거래 전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한 조세범칙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유튜버들의 슈퍼챗과 개인 계좌 후원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중고 거래를 가장한 사업자들의 판매 수익, 인플루언서 뒷광고 수익 등의 신고 적정 여부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상시적인 과세정보 수집을 통해 민생을 위협하는 변칙적, 지능적 신종 탈루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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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