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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CGV·에버랜드 등 8곳 상품권 사용 중단
홈플러스 “제휴업체 상품권 매출 극히 미미”
4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영업은 정상 진행된다.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CJ푸드빌 등 유통·외식업체들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잇따라 중단하는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먹튀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CGV, 앰버서더호텔, 에버랜드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금지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홈플러스가 전날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향후 금액 회수 지연 등의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상품권 제휴업체는 20여곳으로 이날 오후 5시 현재 8곳이 상품권 사용 중단을 결정·통보했다.

신라면세점은 기업회생절차 소식이 알려진 직후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다.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는 홈플레스 측과 협의해 사용 중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CJ푸드빌도 전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뚜레쥬르와 빕스, 더플레이스 등 3개 브랜드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영화관 CGV도 전날 오후부터 사용을 중단했다. 이 외에도 아이파크몰, 닥터로빈, 앰버서더호텔, 엔터식스, 에버랜드가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중단했다.

제휴업체들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급히 중단하는 데는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전날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며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으나, 제휴업체들은 상품권 사용 금액 변제가 지연되거나 불가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상품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그중에서도 96%가 홈플러스 매장에서 나온다”며 “제휴업체 20여곳의 연간 상품권 매출은 70억~80억원으로 결제 중단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MBK가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점포 폐점·매각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는 것이다.

MBK가 경기 안산점 등 알짜 매장을 포함해 20여개 부동산을 매각한 것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차입금 비중이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통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존 차입금 1조2000억원을 승계한 것을 제외하면 실제 인수금액은 6조원이었는데, 이 중 3조1000억원(홈플러스 기존 차입금 중 상환액 2000억원 포함)을 홈플러스 주식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대출받아 조달했다. 나머지 2조4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로, 나머지 70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충당했다.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도 사실상 자구노력 없이 진행된 것이어서 이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홈플러스의 채무 조정 대상은 2조원 규모다. 메리츠금융 1조2000억원, 은행 한도 대출 1100억원, 기업어음 2500억원, 매입채무 유동화 자금 3500억원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은 당분간 대출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기업회생절차는 금융채무 탕감을 위한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의 탐욕이 부른 위기”라며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내놓든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이 대주주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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