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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대화방 신종 피싱 사기 주의
구매 물품 수수료 환급으로 현혹
“너 빠지면 다른 사람 망해” 손 묶어
국민일보DB

물건을 공동구매한 뒤 되팔아 얻은 이익 일부를 수수료로 되돌려 주겠다는 식으로 꾀어 입금을 유도한 뒤 ‘먹튀’하는 ‘팀미션 사기’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메신저 단체대화방에서 벌어지는 신종 피싱 사기의 일종이다. 최근에는 실제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을 도용하는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1월 한 업체로부터 ‘쇼핑몰 리뷰를 잘 작성해줘서 고맙다’며 커피 교환권을 준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는 A씨에게 “고수익 공동구매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물건을 공동구매해 업체 사이트에서 팔면 물품 대금의 30~4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가령 5명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100만원짜리 가전제품 3대를 공동구매한 뒤 업체 온라인몰에서 해당 가전제품이 판매되면 A씨가 선입금한 돈에 수수료를 얹어 지급하겠다고 속이는 수법을 쓴 것이다.

업체가 10여년 전부터 운영돼 온 소규모 화장품 유통업체라는 걸 확인한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이후 메신저 ‘라인’ 단체대화방에서 공동구매에 참여했다. 처음엔 2만~3만원대 소액 상품에서 시작했지만 입금되는 수수료가 늘어나자 구매하는 물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러 차례 공동구매가 진행되면서 구매 물품도 김치냉장고 등 거액의 가전제품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공동구매 도중 ‘혹시라도 누군가 중도에 하차하면 단체방에 모인 팀원 모두가 수수료를 받지 못한다’는 식의 공지가 올라와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A씨가 공동구매에 사용한 금액은 총 4000만원. 하지만 A씨는 공동구매가 끝난 뒤 환급을 요구할 때쯤에서야 이게 사기라는 걸 깨달았다. 운영자는 A씨에게 본인이 취득한 금액의 33%를 인지세로 내야 환급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높은 세율에 의문을 가진 A씨는 운영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없는 번호로 바뀌어 있었고 단체카톡방도 사라졌다.

이번 사건에서는 사업자등록증 번호가 도용된 화장품 유통업체 운영자 B씨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B씨는 “당신 회사로부터 사기를 당했으니 돈을 돌려 달라는 전화를 연달아 받고 있다”며 “범죄에 연루돼 사업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기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가짜 사이트 계좌 명의자 C씨를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다른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선 추적할 단서가 없어 수사 중지 사건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있어 추적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팀미션 사기’는 총책까지 검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을 검거해야 사건이 근절되는데, 이들은 주로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서를 찾으려 해도 사이트를 수시로 바꿔 개설하고, 범죄수익금도 가상자산 등으로 세탁해 추적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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