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극단 조치 하루 만에 트럼프에 서신
감사·화해 메시지
포로 석방 및 해상·공중 휴전 제안
‘안보보장’ 언급 안해
EU는 8000억 유로 방위비 증액 ‘자강책’ 강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전면 중단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지 하루 만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납작 엎드리며 백기를 흔들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광물과 안보 협정에 대해 “언제든지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서신 내용을 소개하며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흡족해했다. 백악관 회담이 고성 끝 파행으로 끝난 지 나흘 만에 두 정상 사이에 유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들이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과 대동소이한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미 의회의사당 연설에서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이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서한에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영속적 평화를 얻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광물 및 안보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귀하(트럼프)가 편한 시간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에 “백악관 회의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상황을 바로잡을 때가 됐다”고 사과의 뜻을 비쳤다.

이어 포로 석방과 공중 해상에서의 휴전을 제안했다. 그는 “1단계로는 포로 석방과 공중에서의 휴전, 즉 미사일·장거리 드론·에너지와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금지와 해상에서의 즉각적 휴전을 즉시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서로 “러시아가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바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시청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는 백악관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뒤 영국·프랑스가 우크라이나와 논의한 휴전계획의 연장선상에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한 달간 하늘 및 바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휴전’ 등의 평화 계획 윤곽을 소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한껏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미국이 군사원조 중단 해제 조건으로 내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에 대한 화답으로 “지속가능한 평화를 얻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담에서 “미국에 감사할 줄 모른다”고 면박을 준 것에 대한 응답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해 상황이 바뀌었음을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미국에 의한 명확한 안보보장’을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력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미국의 군사원조 전면 중단으로 인해 러시아에 의한 추가적 영토 상실마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백기투항’에 나선 것이다.

백악관 ‘고성 회담’ 이후 충격에 빠진 유럽은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엄호하고 나서며 방위비 증액 등 ‘자력 안보’ 모색에 나섰지만 장기간 군축을 해온 유럽이 당장 미국이 빠진 자리를 채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연합(EU)는 방위비 증액을 위해 최소 8000억 유로(약 1229조원)에 달하는 자금 동원 계획을 4일 내놓으며 ‘미국 없는 유럽 안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유럽 재무장 계획’을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제안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6일 열리는 특별정상회의에서 원칙적 합의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648 "전광훈 알뜰폰, 비싸고 위험한 영업"… 국회서도 '전광훈 유니버스' 지적 랭크뉴스 2025.03.05
44647 80대 여성 살해 남편·아들 긴급체포…최근 생활고 시달려 랭크뉴스 2025.03.05
44646 트럼프 ‘100분 연설’에 드러난 ‘두 개의 미국’ 랭크뉴스 2025.03.05
44645 역대 최장 100분 장광설… 바이든 12번 때리고 분열 조장한 트럼프 랭크뉴스 2025.03.05
44644 홍대로 간 한동훈 “국민 생각하는 좋은 정치 필요” 랭크뉴스 2025.03.05
44643 “공구하면 돈 드려요…” 팀미션에 4000만원 넣었더니 먹튀 랭크뉴스 2025.03.05
44642 임세령 대상 부회장, 배당금 1.3억원 수령 랭크뉴스 2025.03.05
44641 씹던 껌 여친에 휙…"역겹다" 비난 쏟아진 오스카의 이 배우 랭크뉴스 2025.03.05
44640 "왜 저래?" 혀 꼬인 뉴스앵커, 알고보니 '낮술 생방송'…결국 랭크뉴스 2025.03.05
44639 정용진 “이마트 3곳·스타벅스 100곳 더 열 것” 랭크뉴스 2025.03.05
44638 ‘아들 수술비’란 말에 8시간 파헤쳐…“제 심장이 찡했다”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3.05
44637 "제철인데 먹을 수가 없어요"…펄펄 삶아져 '전멸'한 멍게,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3.05
44636 ‘소오오름~’ 해리스 예언 적중 “트럼프 대통령 되면 푸틴은…” 랭크뉴스 2025.03.05
44635 "결제 막히기 전 상품권 처분하자"…당근선 10% 할인판매도 랭크뉴스 2025.03.05
44634 이스라엘, 가자전쟁 중 출산 급증 '베이비붐' 랭크뉴스 2025.03.05
44633 李 "체포안 가결, 당 일부가 檢과 짠 짓"…비명계 "사과하라"(종합) 랭크뉴스 2025.03.05
44632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 랭크뉴스 2025.03.05
44631 혀 꼬인 뉴스앵커, "이상하다" 했더니…'낮술 음주 생방송' 결국 랭크뉴스 2025.03.05
44630 유서 남기고 80대 여성 살해한 남편·아들... 경찰, 살인 혐의 긴급체포 랭크뉴스 2025.03.05
44629 '오스카'서 씹던 껌 여친에 투척…"역겹다" 비난 쏟아진 배우 랭크뉴스 20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