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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로 대부분 물품 무관세 적용
美, 무역 불균형 부각 의도인 듯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4배 관세’(한국이 미국보다 4배에 달하는 관세 부과)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5일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공산품을 포함한 대부분 물품에 무(無)관세가 적용되고, 환급까지 고려하면 그보다 더 낮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한·미 FTA의 ‘단계적 관세 철폐’ 방침에 따라 농축산물과 같은 일부 품목(약 300개)에 아직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지만 이는 특정 물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올해 기준 미국산 메밀의 수입 관세는 연간 700t을 초과하는 물량에 한해 34.1%의 세율이 적용된다.

더욱이 이들 품목은 향후 ‘관세율 0% 적용’ 대상이다. 당장 내년부터 미국산 메밀의 수입 관세는 0%로 철폐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협정 발효 이후 모든 품목에 대해 한꺼번에 관세를 철폐한 게 아니라 ‘3년 철폐’(협정 발효 이후 3년째 관세 철폐) ‘5년 철폐’ 등 품목별로 단계적인 인하를 추진해 왔다”며 “아직 관세가 부과되는 300여개 품목도 곧 0% 적용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부처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4배의 산정 근거가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MFN 관세율은 13.4%인 반면 미국은 약 3.3%다. 하지만 이 관세율은 양자 협정이 없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적용되는 것으로, 한·미 FTA 협정세율과는 별개 개념이다. 정부는 향후 미국과의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설명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과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의 한국산 제품 수입 규모 확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불공정 무역’으로 규정하고 다음 달 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명분으로 작용할 우려도 높다. 협정이 발효된 2012년 151억8000만 달러(21조7410억원)였던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 흑자는 지난해 557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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