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인천 서구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닷새 만에 숨진 초등생 A양. A양 유족 제공, 연합뉴스
인천 빌라 화재로 숨진 A양(12)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5일 A양을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A양의 초등학교 친구 B양은 언니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B양 언니는 “A양이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 집에도 자주 놀러 왔었다. 함께 떠난 고양이와 그곳에서 외롭지 않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면서 울먹였다.
영정 사진에는 수의사를 꿈꾸던 A양이 반려묘 ‘비누’를 안은 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다른 세상에서 수의사라는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며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유족은 “딸이 좋은 일을 하고 떠난 착한 아이로 기억되면 좋겠다”며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3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지난 3일 세상을 떠났다. 화재 당시 A양은 방학을 맞아 집에 혼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신장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고, 어머니는 식당에 출근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A양 가정은 지난해 5차례에 걸쳐 정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위기 징후가 포착됐으나 소득 기준을 넘은 탓에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